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삐에로쑈핑’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 볼 수 없던 매장이 생겼다는 점을 놓고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일본의 ‘돈키호테’와 지나치게 똑같다는 비판 역시 나온다.
 
'정용진 야심작' 삐에로쑈핑, 일본 '돈키호테'와 너무 똑같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다이소와 올리브영, 서점, 문구점, 편의점까지 모두 합친 상품 구색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이마트는 서울 강남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삐에로쑈핑 1호점을 열었다. 이날 삐에로쑈핑 매장에 하루종일 사람이 붐볐다. 매장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소비자도 여럿 보였다.

삐에로쑈핑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하루종일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는 등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4만여 개에 이르는 상품 수와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진열방식,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재미, 지하철 콘셉트의 흡연실 등을 놓고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주가 역시 오랜만에 뛰었다. 28일 전일보다 3.23% 상승한 25만6천 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장중 한때 6% 이상 오르기도 했다. 삐에로쇼핑을 놓고 기대감이 퍼진 덕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돈키호테와 다를 게 없다는 반응도 많다. 전날 이마트가 기자들에게 삐에로쑈핑을 처음 공개했을 때에도 기자들 사이에서 “벤치마킹한 수준을 넘어섰다”, “완전히 똑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정 부회장이 그동안 삐에로쑈핑을 놓고 여러 차례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정 부회장은 2월 처음으로 삐에로쑈핑을 놓고 사업계획을 밝히며 “기존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다른 형태의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과 협업이 아닌 신세계만의 브랜드로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3월 기자들을 만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삐에로쑈핑의 광고영상을 올리며 홍보에 공을 들였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매번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세상에 없던’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스타필드와 삐에로쑈핑, 이마트24 등을 볼 때 기존의 것을 조금 바꾸거나 외국에 이미 있던 것을 들여오는 수준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의 똑같이 만들었는데 어디에 뭘 공들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돈키호테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돈키호테보다 더 저렴하고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일본처럼 도매상을 통한 납품보다는 제조업체부터의 직접 소싱이 많다는 점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야심작' 삐에로쑈핑, 일본 '돈키호테'와 너무 똑같다

▲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있는 삐에로쑈핑 1호점.


대기업이 할 만한 사업이 아니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유통회사들이 물류와 인공지능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 10위 신세계그룹이 한정된 내수시장을 노리고 다이소와 비슷한 저가 소매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출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골목상권 논란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가 내세운 대로 ‘없는 게 없는’ 데다 비슷한 상품 구색을 갖춘 다이소와 올리브영 역시 비슷한 논란에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삐에로쑈핑 외에도 이마트24, 노브랜드 전문점,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삐에로쑈핑은 올해 매장을 3개 내는 등 출점속도는 빠르지 않다.

이마트 역시 이런 논란을 의식하고 있다.

앞으로 문을 열 2호점과 3호점에는 신선식품은 들어가지 않는다. 1호점은 코엑스 입주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선식품을 판매하지만 골목상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대에만 진열하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