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추진하는 새 완성차 공장 건립사업에 돌발 변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협상단은 2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광주 완성차 공장 설립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애초 19일로 예정된 투자협약 조인식을 연기한 뒤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완성차공장 설립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우선 광주시가 완성차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점이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직접 투자하면 합작법인은 공기업 성격을 띠게 되는데 민간 영역인 완성차사업을 운영하기에 부적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광주시는 우회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자금을 출연하고 이 출연금을 합작법인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역별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고 이를 책임질 기업을 정했는데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대차가 전담하는 기업이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최근 중소기업벤처부와 협의해 정관을 변경하고 중견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가 부담하게 될 자금 규모를 놓고도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직접 투자가 아닌 출연은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없어 자칫 혈세 낭비가 될 수 있는 데 광주시가 투자해야할 자금이 커질수록 반발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광주시는 완성차공장 설립을 위한 사업비를 모두 7천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금 2800억 원은 광주시 지원과 투자자 모집으로 마련하고 4200억 원은 금융권에서 차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530억 원 가량을 투자해 합작법인 지분 19%를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애초 현대차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현대차 외에 다른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투자자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도 최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투자금의 80%를 광주시가 책임져야 하는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에 많이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광주시 협상단이 현대차를 상대로 투자금액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 투자 주체가 광주시에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로 바뀌면 계획대로 차입금을 조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밖에도 광주시와 현대차는 경영방식 합의, 현대차 노조의 반발 등 풀어야 할 난이도 높은 숙제가 많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현대차와 협의를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30일에 시장 임기가 종료되면서 앞으로 이용섭 당선인이 광주 완성차공장 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당선인은 광주 완성차공장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21일 광주혁신위원회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현안 가운데 시급성이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 투자협약 체결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