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 장관 인사를 발표할 계획을 세워뒀다. 청와대는 26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 인사를 실시했고 정부 2기 개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각에서 최대 관심은 김 장관의 사퇴 여부다.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일단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물러나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며 2022년 차기 대통령선거 주자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를 함께 하면서 300여 개 입법 과제도 맡는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이 허락한다면 당 대표로 나설 뜻을 보였다.
그는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가 저의 정치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 저를 지휘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다. 그분들에게서 ‘당에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없는데 제가 마음대로 사표를 던지면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당대표에 도전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김 장관의 말대로 ‘문 대통령이 그를 민주당에 돌려준다’면 그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당대표로 출마하라’는 허락을 얻은 셈이 된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김 장관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정권 교체 뒤 2기 당대표가 될 사람으로 김부겸 장관이 적합해 보인다”며 “합리적이며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 장관은 협치와 관리의 능력을 보여준 덕에 범비주류 의원 사이에서도 호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KTX 열차안에서 승무원을 괴롭히는 '진상' 승객을 내쫓은 적이 있는데 이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에게 '할 일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고향인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적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가 당선되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주당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6~17일 전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장관은 16.7%로 1위를 차지했다.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이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행안부 장관으로서 당면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도 무겁다.
그는 “당대표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해도 절차 진행에는 상당 기간이 걸린다”며 “곧 장마가 시작되는데 그 와중에 대형 재난이라도 발생하면 어떡하나. 향후 거취를 말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3월에도 ‘국가적 재해에 무한책임을 느끼며 맡은 업무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히며 6·1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설’을 일축했다.
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경찰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장관 공백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에서 “저와 법무부장관은 수회에 걸친 열띤 논의 끝에 수사권 조정에 관한 합의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행정안전부는 합의된 조정안이 입법화 될 수 있도록 국회, 법무부, 경찰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장관은 1958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1991년 '꼬마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지냈고 2012년 ‘지역주의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고향 대구로 내려갔다.
그는 2016년 전통적 보수당 텃밭인 대구에서 김문수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야당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득표율 62.3%로 김 후보보다 24.7%포인트 크게 앞서며 전국적 인물로 떠올랐다.
2017년 대통령선거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나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5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