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자동차용 친환경 소재사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친환경 자동차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그동안 투자했던 친환경 소재사업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K케미칼, 자동차용 친환경 소재사업 가능성 보고 키운다

▲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SK케미칼은 현재 국내 완성차회사의 수소차에 친환경 내장제를 공급하고 있다.

수소차가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만큼 완성차회사들이 친환경 소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의 자동차용 친환경 소재는 현재 수소차의 조향장치, 창문 패널, 문 손잡이 등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소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SK케미칼의 친환경 내장재 공급량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SK케미칼은 보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등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2010년 3600톤에서 2016년 2만2400톤으로 늘었다. 6년 사이에 6배 넘게 증가했다.

SK케미칼은 앞으로 5년 동안 1만5천 대의 수소차에 친환경 내장재를 공급하고 점차 공급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자동차 내장재는 피부와 직접 접촉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로 밀폐 상태로 운전하게 되는 차량 내부 환경의 특성 때문에 친환경 내장재로 바뀌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가 쓰이는 자동차 내장재시장은 2017년 기준 세계시장 규모가 3천억 원 수준으로 매년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장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SK케미칼은 자동차용 친환경 소재사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 제품이 에코트란이다. 이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염소(Chlorine)을 함유하지 않은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금속을 대신해 공업재료나 구조재료로 이용될 만큼 강도가 높아 차량 경량화에 유리하다.

에코트란은 내연기관, 변속기, 방열장치, 전자장치 등의 부품을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올해 3월 옥수수로부터 추출한 생물원료를 이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코폴리에스터 복합재’를 개발해 차세대 수소차의 내장재 생산에 적용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이 폴리페니실렌설파이드(PPS), 폴리싸이클로헥실렌 디메틸렌 테레프탈레이트(PCT) 등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자동차 부품이나 내장재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최근 자동차용 부품에서도 기술력이 앞서는 제품을 내놓았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이니츠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자동차 램프의 안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가스저감기술(Low out-gas)이 적용된 신소재는 고온에서도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자동차 램프의 ‘램프 안개(Lamp Haze)’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플라스틱 수지는 고온에서 가스를 발생시키는 것이 고유한 특성인데 이번에 개발된 신소재는 기존과 다른 친환경 공법으로 가스와 불순물을 줄였다.

다만 현재까지는 SK케미칼 매출에서 자용차용 친환경 내장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전체 소재 산업 가운데 자동차용 친환경 내장재의 매출은 아직 미미하다"면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