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의 대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도 있다.

 25일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거점을 둔 글로벌 석유화학회사 로열더치셸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마지막 협의를 끝내는대로 입찰초청 서류를 발행한다. 입찰초청 서류는 이르면 6월 안에 발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 올라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로열더치셸은 나이지리아 정부와 손잡고 나이지리아 연안에 대규모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이 프로젝트에 투입할 시추부문과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서브시 등을 발주기 위해 6개 부문에 걸쳐 입찰을 진행한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현지에서 조선 기자재를 일부 생산해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는 만큼 삼성중공업이 봉가사우스웨스트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가장 앞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에 현지 조선소를 두고 있는 만큼 수주전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나이지리아의 에지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하면서 나이지리아 정부의 현지 생산규정에 따라 나이지리아회사와 지분을 투자해 합작 조선소를 세우고 2016년 10월 완공했다.

봉가사우스웨스트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려면 이런 현지 생산 규정을 적용받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중공업이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가스 정보회사 디오일앤드가스이어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경쟁자로 현대중공업과 중국 조선사 코스코, 중국 최대의 해양플랜트 회사 CIMC래플스, 네덜란드 해양설비 전문회사인 SBM오프쇼어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만큼 봉가사우스웨스트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내기 위해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경쟁사보다 훨씬 많은 27억 달러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하면서 수주목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 올라

▲ 삼성중공업이 만든 에지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삼성중공업은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봉가사우스웨스트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한다면 단숨에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를 달성하게 될 수도 있다. 

하루 15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가격은 약 20억~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로열더치셸은 당초 올해 10월까지 본계약을 끝내고 올해 말 최종 투자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말 대규모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도 있다. 

다만 입찰초청서류 배포 시점이 올해 3분기 말로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렇게 되면 최종 투자결정의 시점도 미뤄지면서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업스트림은 프로젝트 관계자를 인용해 “입찰초청 서류 배포시점이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발생해 올해 9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