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예금과 적금시장에서 고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0년부터 예대율 규제를 적용받는 데 대비해 예금자산을 미리 늘려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금융위 규제 대비해 고금리로 고객 돈 모으기 안간힘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예대율 규제 등에 대비해 최근 연간 금리 3% 이상의 고금리 예금과 적금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한 저축은행 영업점의 모습. <뉴시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최근 연간 금리 3% 이상의 고금리 예금과 적금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수신 고객을 확보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가 3년 만기 기준으로 2.68%, 정기적금 금리는 2.85%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평균을 웃도는 파격적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은 5월에 최대 연 3.1%의 금리를 제공하는 ‘SBI스페셜 정기예금’을 내놓은 지 1개월 만에 1500억 원을 모았다. 

고려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유니온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더케이저축은행의 ‘e-쌤 플러스 정기예금II’ 등도 최대 연 3% 이상을 보장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최대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KB착한누리적금’을 출시했다. 

OK저축은행의 ‘OK VIP 정기적금’,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체크플러스2 m정기적금’, 상상인저축은행의 ‘아낌없이 주는 적금’ 등에도 최대 연 4% 이상의 금리가 적용됐다.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적금상품을 내놓는 것은 금융위원회에서 저축은행에 그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예대율 규제를 2020년부터 하기로 결정한 사안과 맞물려 있다. 

금융위가 5월 중순에 입법예고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살펴보면 저축은행은 2020년 110%, 2021년부터 100% 수준의 예대율 규제를 적용받는다. 

예대율은 대출잔액을 예금잔액으로 나눈 비율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금융감독원에 시정계획서를 내야 한다. 대출을 추가로 늘리는 데에도 제한을 받는다. 

저축은행들은 2017년 기준 전체 평균 예대율 100.1%로 집계돼 규제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다. 

그러나 개별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2017년 100%를 넘어선 곳이 전체 저축은행의 43%(34곳)에 이른다. 120%를 초과한 저축은행도 3곳 확인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년 유예가 남긴 했지만 예대율이 높은 저축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라며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핵심 수익원인 대출을 줄이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예금자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는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모바일을 비롯한 비대면 전용 예금·적금상품에 높은 금리를 매기면서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20~30대 고객을 모으는 효과도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해 저축은행들도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고금리 예금과 적금상품을 홍보하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 금융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웰컴 체크플러스2 m정기적금’ 가입자를 살펴보면 20~30대가 전체의 69%에 이른다. 

저축은행의 공동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인 ‘SB톡톡’으로 새 예금이나 적금을 개설한 고객의 45% 이상도 20~30대로 집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