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올해 70세가 되면서 그룹 회장의 승계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허창수 회장이 14년째 회장을 맡고 있어 그룹 승계의 전례가 없고 현재까지 표면화된 승계원칙도 없다.
 
허준홍 허서홍 GS 지분 확보 적극, GS그룹 회장 승계 준비하나

▲ GS그룹에서 오너 4세들이 지주사인 GS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승계와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그룹 오너 4세들이 지주사인 GS 지분을 사들이면서 GS그룹의 승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6월 초 GS 주식 0.05%를 사들여 지분율이 1.95%로 높였다. 3월에는 삼양통상 주식 1만5104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21.25%로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다. 허 전무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자 GS 오너 일가의 장손이다.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도 5월 말 GS 주식 0.1%를 매입해 지분율을 1.31%로 높였다. 허 상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허준홍 전무와 허서홍 상무 외에 GS그룹 오너 4세들은 대부분 2018년 3월 말 기준으로 GS 주식을 0.5~1% 정도씩 보유하고 있다.

허세홍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1.40%, 허철홍 GS칼텍스 상무가 1.34%,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0.53%의 GS 지분을 들고 있다. 미성년자이거나 현재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지 않은 GS 4세인 허두홍, 허원홍, 허석홍, 허선홍의 지분율은 각각 0.63%, 0.56%, 0.90%, 0.17%다.

GS그룹 4세들의 지분 확보 움직임을 놓고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GS그룹 3세가 지분율을 줄일 때 맞춰 4세가 지분을 사들이거나 4세들이 비주력 계열사 주식을 팔아 가면서 GS 지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허준홍 전무가 5월31일과 6월1일 GS 주식 5만 주를 취득하기 약 3주 전인 5월9일 아버지인 허남각 회장은 GS주식 6만 주를 팔았다. 

허남각 회장은 3월6일과 4월4~5일에도 모두 8만2천여 주의 GS주식을 팔았는데 허준홍 전무는 2주일쯤 지난 4월17~18일 GS 주식 7만 주를 샀다. 또 허 회장의 딸이자 허준홍 전무의 여동생인 허정윤씨도 4월 13일과 16일 GS주식 1만 주를 샀다.

허서홍 상무는 5월18일부터 29일 사이에 GS 주식 7만 주를 약 42억 원에 샀다. 일주일 전인 11일 보유하고 있던 경원건설 지분 1.7% 전부를 팔아 약 43억 원을 확보했다. 

허서홍 상무가 판 경원건설 주식은 모두 삼양인터네셔날이 인수했다. 경원건설과 삼양인터네셔날 모두 GS 계열사다. 허서홍 상무는 삼양인터네셔날 주식 33.33%를 들고 있다.

GS그룹 회장 자리의 승계를 놓고 GS그룹 4세 가운데 차기 GS그룹 회장으로 허윤홍 전무도 유력하게 거명된다.

현재 GS그룹을 이끄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으로 2005년부터 GS건설에서 일하면서 2018년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기여했다. 다만 지분율이 0.53%로 다른 4세들과 비교해 낮다. 지분을 늘리는 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다.

지분만 놓고 보면 4세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허준홍 전무도 차기 회장으로 거명된다. 게다가 GS 4세 가운데 장손이라 GS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결정한다면 회장 승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남이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이고 허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이 허남각 회장이다.

4세 가운데 가장 연장자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세홍 사장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GS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를 오랜 기간 이끈 허동수 회장의 장남이다.

허서홍 상무도 최근 지분율을 크게 높이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GS그룹 4세들의 나이가 30~40대 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회장으로 거명되는 데는 최근 LG를 비롯해 두산, 효성 등 여러 그룹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던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재벌그룹에서 40대 젊은 총수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회장 자리를 형식적으로 물려받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사례도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모두 1968년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1970년생이다. 최근 LG그룹의 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1978년생이다. 

그러나 허창수 그룹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허세홍 사장을 제외하면 다른 오너 4세들의 나이가 모두 40대여서 당장 승계 절차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GS그룹 4세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허세홍 사장은 1969년생이다. 허윤홍 전무는 1979년생, 허준홍 전무는 1975년생, 허서홍 상무는 1977년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