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병준 컴투스 대표이사 겸 게임빌 대표이사. |
‘세계인들의 손 안에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
송병준 컴투스 대표이사의 꿈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시장 제패를 일관되게 추구해왔다.
컴투스의 안정적 성장세에도 '서머너즈워' 말고는 뚜렷한 흥행작이 없어 고민이었는데 새로운 게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스카이랜더스)’로 해외를 공략할 무기를 보강한다.
컴투스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스카이랜더스의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14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다.
컴투스 관계자는 "스카이랜더스는 9개의 언어로 번역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지역에서 동시에 테스트가 진행된다"며 "출시 목표는 3분기"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그동안 ‘원 게임’회사라며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워’가 효자노릇을 하면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매출이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서머너즈워는 2014년 4월 출시되면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매출 1조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컴투스 매출에서 서머너즈워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신작을 그동안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머너즈워는 올해 6월로 출시 4주년을 맞았는데 컴투스는 이를 제외하면 특별한 흥행작이 없었다. 3월 내놓았던 모바일 전락 역할수행게임인 ‘체인 스트라이크’ 역시 14일 기준으로 구글 매출 순위 321위에 머물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스카이랜더스를 향한 송 대표의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컴투스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스카이랜더스는 서머너즈워와 함께 회사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게임”이라며 밝히기도 했다.
스카이랜더스는 북미 게임회사 액티비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이다. 2011년 출시된 뒤 전 세계에서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벌어들였다. 출시된 뒤로 2016년까지 매년 후속 게임이 발매됐으며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독점으로 스카이랜더스 만화영화도 방영됐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카이랜더스는 외부 대형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하는 첫 게임”이라며 “성공하면 앞으로 외부 지식재산권 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바라봤다.
특히 북미 흥행작품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만큼 해외 고객 기반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송병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컴투스는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데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85%가 해외에서 나왔다. 스카이랜더스 매출도 북미와 유럽 위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송 대표는 '게임빌'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피쳐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 한 우물만 파며 노하우를 쌓았다.
모바일게임이란 개념도 없던 시절부터 송 대표는 접근성 좋은 모바일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핸드폰이 언젠가는 모든 이들의 필수품이 되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남다른 안목을 보여주듯 그가 사업가로서 걸어온 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붙어있다.
대학 시절 서울대 최초의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학부생 7명과 뜻을 모아 ‘피츠넷’이라는 벤처회사를 차렸다. 사회 초년병 딱지도 붙기 힘든 나이인 24세에 피츠넷을 모태로 게임빌을 세웠다.
마침내 '스마트폰 혁명'이 찾아오자 발 빠르게 움직여 '글로벌'에 중점을 뒀다. 게임빌을 통해 2006년 국내 모바일게임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2009년 2월에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진출했다.
송 대표는 승부사적 기질로도 잘 알려졌다.
당초 컴투스는 게임빌과 모바일게임시장 1위를 다투던 맞수였다. 하지만 송 대표는 게임빌 연간 매출과 맞먹는 돈을 들여 2013년 컴투스를 게임빌 자회사로 편입했다.
송 대표는 현재 두 회사의 대표를 함께 맡아 시너지 효과로 글로벌 공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