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와 미국 마이크론 등 해외 반도체기업들이 낸드플래시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3D낸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원가 절감에 더 유리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사의 추격을 충분히 방어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반도체 경쟁사와 3D낸드 기술 격차가 좁혀지며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의 낸드플래시시장 진출 가능성도 불안요소”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로 개발한 64단 3D낸드를 본격적으로 대량양산하며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리고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3D낸드는 낸드플래시 원가 절감과 성능 발전에 중요한 핵심 기술인데 단수가 높을수록 개선 효과가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차세대 공정인 92단 3D낸드 기술 개발에 고전하는 사이 도시바메모리와 마이크론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삼성전자의 기술적 우위를 위협하고 있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2분기에 자체 기술로 96단 3D낸드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96단 3D낸드는 이미 대량 양산이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YMTC도 올해 32단, 내년 96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경쟁사들의 기술적 위협요소는 아직 낮다”며 “단순 개발 속도에서는 경쟁사가 빠르지만 실제 원가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활용하는 3D낸드 공정 방식은 경쟁사보다 단순해 원가 절감에 효과가 큰 기술이다. 공정 발전이 다소 늦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출 수 있다.
도시바메모리의 96단 3D낸드 개발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나왔다. 도시바메모리가 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무리한 투자를 벌이기보다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역시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에 협력해왔던 미국 인텔과 최근 결별한 만큼 독자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반도체기업들도 우선 낸드플래시 대량 양산 시기를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수준까지 원가를 낮추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경쟁사들의 3D낸드 개발 계획은 현실적 관점에서 더 냉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가 큰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