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사가 LNG운반선을 제때 건조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한국 조선사가 LNG운반선 시장 지배력을 흔들림없이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일본 이마바리 조선이 벌크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분야로 발을 넓혔지만 건조에 애를 먹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조선사 LNG운반선 건조 '고전', 한국 조선3사 반사이익 커져

▲ (왼쪽부터)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트레이드윈즈는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 조선이 트리니티 LNG트랜스포트로부터 수주했던 17만8천㎥ 규모의 LNG운반선 한 척의 건조계약이 최근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 배는 이마바리 조선이 2020년까지 인도하기로 돼있었다. 

트레이드윈즈는 “LNG운반선이 투입될 LNG프로젝트의 가동시점이 미뤄지면서 이마바리 조선의 LNG운반선 건조계약이 취소된 것일 수 있다”며 “이마바리 조선이 스페인 선사 엘카노로터 수주한 LNG운반선 2척을 1년 가까이 늦게 인도하는 등 건조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도 건조계약이 취소된 요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마바리 조선은 2014년 스페인 선사 엘카노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지만 이를 건조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이마바리 조선이 엘카노에 LNG운반선 2척을 인도하기로 약속했던 시점은 2017년 중순이었지만 최근 들어서야 선박 1척을 간신히 인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2위 조선사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도 LNG운반선 건조에 난항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16만5천㎥급 LNG운반선 4척을 지난해 중순부터 차례로 인도하려고 했지만 화물창 설치 작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어 올해 7월부터 인도하는 것으로 바꿨다.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지난해 LNG운반선의 공정 지연 등으로 수백억엔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조선사는 벌크선시장에서 중국 등 해외 조선사의 저가 공세가 매서워 대형 LNG운반선으로 발을 넓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조선사는 오랜 세월 중형 벌크선을 건조하는 데만 집중해왔다.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어나를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을 말하는데 LNG운반선만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국 조선사는 전세계 벌크선 발주물량의 절반 이상을 휩쓸 정도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조선사가 성장성이 좋은 LNG운반선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조선사가 일본 선사가 지원한 LNG운반선 일감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LNG운반선시장 지배력은 흔들림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늘어나면서 2020년, 2021년부터 가동되는 LNG유전 프로젝트가 많다”며 “현재 발주되는 LNG운반선은 이런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LNG를 실어나르기 위한 물량”이라고 말했다. 

LNG운반선은 건조기간이 2~3년 정도인 만큼 선주가 지금 발주해야 2020년에 인도받아 쓸 수 있다. 자칫 일본 조선사들에게 LNG운반선을 발주했다가는 제때 선박을 인도받지 못해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조선3사가 당분간 LNG운반선 수주를 쓸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3사는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20여 척 가운데 대부분을 수주했다. 조선3사는 LNG운반선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뒀다. 

LNG운반선시장은 성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운반선 가격이 척당 1억8천만 달러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데다 LNG유전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되면서 투기 발주가 몰리고 있다”며 “LNG운반선시장이 3~5년 동안 호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이 적어도 30척, 많으면 40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운반선이 2016년 8척, 지난해 13척 발주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