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 사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대우조선해양빌딩에서 열린 CEO기자간담회에서 “그리스 선사 마란가스와 현대상선으로부터 수주한 일감까지 모두 합치면 올해 신규 수주가 44억 달러 정도에 이르러 수주목표의 60% 정도를 달성했다”며 “특수선부문에서도 올해 꾸준하게 일감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목표 73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 대표이사 가운데 올해 들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을 내놓은 것은 정 사장이 처음이다.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선전하면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할 수도 있다고도 봤다.
정 사장은 "상선부문 수주 전망은 긍정적, 특수선부문 수주 전망은 안정적"이라며 "올해 하반기 해양플랜트를 수주하게 된다면 수주목표 73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고가 단일 조선소 가운데 세계 최고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단일 조선소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쌓아 두고 있다”며 “도크의 가동률도 100%라서 일손이 모자랄 정도이며 인도 기준으로 2020년 3분기까지 일감이 다 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영업활동을 정상적으로 한다면 2021년 상반기 일감까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어떻게 하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을 뿐 유휴인력 문제는 논의할 상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도크에 일감이 꽉 차 있는 만큼 정 사장이 당장은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이 2015년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1천명 가까운 인력을 더 줄여야 한다.
정 사장은 이와 관련해 "초기 자구계획안대로라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하겠지만 지금 수주 상황에 비춰보면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올해 3분기 말까지 수주상황 등을 지켜본 뒤 인력 구조조정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자구계획안을 흔들림없이 이행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돼 국내 조선업계가 ‘빅2체제’로 재편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경쟁사보다 자구계획안 이행률이 낮아 보이는 것은 자구계획안 이행기간과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연간 자구계획목표를 흔들림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조선업황, 중국 조선소와 경쟁, 대한민국 조선소의 진로 등을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중장기적으로 (한국조선업은)빅2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5조8천억 원 규모 자구계획안을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현재 자구계획안 이행률은 5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게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의 근간은 생산성이라 아무리 관리가 잘 돼도 생산성이 낮으면 기업은 존속할 수 없다”며 “직원들이 지금껏 극심한 변화를 겪으면서 활력을 잃어 생산성이 너무나 떨어져 있는데 앞으로 3년 동안 기업문화를 바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5월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정 사장의 임기는 2021년 5월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