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에 이어 앱투앱 기반 간편결제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소상공인 페이’를 내놓기로 했다.
 
수수료 없는 앱투앱 간편결제 확대 조짐, 입지 좁아지는 카드업계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소상공인 페이’를 내놓기로 했다.


소상공인 페이는 소비자가 점포에서 계산할 때 신용카드사와 밴(VAN)사 등 중간 결제단계를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앱투앱 기반 간편결제 방식이다.

앱투앱이란 이용자와 판매자가 밴(VAN)사 등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QR코드 등) 결제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고 요구하던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근본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페이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7일 ‘소상공인 간편결제 피칭대회’를 열어 간편결제 기술 등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20여 곳을 모아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전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소상공인 페이와 비슷한 앱투앱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서울페이’와 ‘경남페이’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범위를 넓히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이 줄어들었는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새로운 경쟁 서비스가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순이익 1조2268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32.3% 줄었다.

결제와 지불 서비스를 대행하는 밴(VAN)사와 지불결제(PG)사도 앱투앱 결제가 활성화되면 결제 대행업무가 필요없게 되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업카드사들은 앱투앱 결제가 신용공여는 안되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만큼 수익에 오는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앱투앱 결제 서비스가 체크카드를 밀어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동한 새 결제 서비스를 내놓거나 자체 모바일앱에 실물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간편결제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다만 각 카드사들이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만큼 포인트 혜택을 줄이고 연회비를 높이는 등 궁여지책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0원’이라는 앱투앱 결제 서비스의 등장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앱투앱 결제 방식이 국내결제시장 환경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앱투앱 결제 인프라가 단기간에 마련되기 쉽지 않고 이와 관련한 재원마련, 결제 대행업체들과 조율 등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결제망이 잘 갖춰진 신용카드 기반의 결제가 여전히 주된 결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쉽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는 “앱투앱 결제 서비스인 소상공인 페이가 활성화되면 카드 수수료는 0%에 가깝게 떨어질 수 있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