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6-03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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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자들을 위한 카드상품을 늘리는 한편 결제시장의 신기술 경쟁에 대비해 모바일앱카드 등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에도 힘을 싣고 있다.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와 연관된 카드상품을 대거 내놓으면서 공생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카드의 '톡톡 페이카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카드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관련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고객이 이 카드상품을 발급받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연계된 카드로 등록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액의 일부를 할인하거나 이용금액 또는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과 연동돼 결제액의 최대 40%까지 깎아주는 ‘톡톡 페이카드’를 내놓았다.
삼성카드도 ‘삼성페이 탭탭’, ‘삼성 리워즈 탭탭’, ‘네이버페이 탭탭’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동되는 여러 카드상품을 팔고 있다.
롯데카드는 ‘카카오페이 롯데카드’, 신한카드는 ‘신한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를 통해 카카오페이 이용자에게 결제액의 최대 20%를 할인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최근 주력으로 밀고 있는 ‘카드의정석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에 등록해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3%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카드사들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특화된 상품을 내놓아 고객을 먼저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2017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이용건수 212만 건으로 나타나 2016년보다 147.4% 급증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도 672억 원으로 집계돼 2016년보다 158.4% 늘어났다. 양쪽 모두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연계된 카드를 등록하면 거의 바꾸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전용상품의 선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온오프라인(O2O) 연계사업 등을 강화하는 방식을 통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격인 모바일앱카드의 이용자를 늘리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모바일플랫폼 ‘신한FAN’에 기프트샵 서비스를 추가하고 모바일앱카드 ‘FAN페이’의 전용결제를 도입했다.
국민카드는 3월 모바일앱카드 ‘K-모션’에 등록하면 결제액의 최대 20%를 할인하는 모바일 카드상품을 내놓았다.
하나카드(하나1Q페이)와 우리카드(우리페이), 현대카드(현대앱카드), 롯데카드(롯데앱카드) 등도 모바일앱카드와 연계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삼성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네이버(네이버페이) 등이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잡아 갈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보유한 카드보다 특정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관심을 더 보이게 된다면 향후 가맹수수료 협상 등에서 카드사가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의 조사결과 삼성페이는 3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월평균 이용자를 확보한 금융애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 기준)에 올랐다.
카카오페이가 1월에 국내 은행 18곳과 증권사의 계좌를 연결해 곧바로 쓸 수 있는 선불카드상품 ‘카카오페이 카드’를 내놓는 등 새로운 협력모델이 나오고 있어 결제 과정에서 카드사가 ‘패싱’당할 가능성도 있다.
채송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수석은 ‘경쟁이 심화되는 간편결제 서비스’ 보고서에서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관련 협상의 주도권은 카드사나 대형 쇼핑몰이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협상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