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를 앞세워 글로벌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6월 가전전시회 ‘IFA2018’에서 기존보다 성능을 크게 높인 ‘빅스비2.0’을 선보일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된다. 하반기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에 빅스비2.0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적용한 인공지능 서비스로, 전자기기를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가전제품, 자동차, 스마트폰 등 모든 기기를 빅스비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포함해 TV나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에 빅스비를 적용하고 있으며 점차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빅스비는 구글과 아마존의 인공지능 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나 ‘알렉사’와 비교해 음성 인식률이나 속도 면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인공지능 기술은 사용자를 많이 확보해 데이터를 쌓을수록 성능이 좋아지는데 빅스비 사용률이 떨어지면 성능을 개선하는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인공지능분야에서 꾸준히 벌여온 투자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선보이는 빅스비2.0 성능을 개선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스라엘 인공지능 음성인식 관련 스타트업 오디오버스트를 포함해 그리스 음성기술회사 이노틱스, 한국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회사 플런티 등을 인수했다.
오디오버스트는 사용자의 취향이나 특성을 자동으로 분석해 이에 알맞은 오디오 클립이나 채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노틱스는 언어 및 음성 처리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 빅스비 인식률 개선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인 플런티는 네이버, 카카오, LG전자, KT 출신 개발자들로 구성된 회사로 사람의 언어를 일컫는 자연어를 인식하고 전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인수한 기술 관련 회사와 협력을 꾀해 빅스비의 성능을 개선하면 빅스비 사용자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음성인식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는 만큼 그를 기반으로 성능이 더욱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 인공지능 관련 연구소를 세우며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말 영국 케임브리지를 시작으로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새 인공지능 연구소를 열고 각 지역에서 산학협력 등 활동을 강화해 인공지능 연구개발 생태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글로벌 인재를 포섭해 인공지능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인공지능 관련 연구인력을 찾기 어려운 만큼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소한 1천 명 이상의 인공지능 전문인력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