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위탁생산기업들이 가상화폐 채굴장비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다.
시장조사기관 무어인사이츠는 29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시장의 성장으로 채굴장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상화폐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며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은 시장 진출 초반에 주로 그래픽반도체(GPU)를 활용해 왔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설계한 시스템반도체를 채굴장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무어인사이츠는 "가상화폐 채굴에 적합한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채굴장비업체들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중요한 고객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위탁생산 공정 기술력이 앞선 업체들에 수혜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어인사이츠는 "비트메인 등 가상화폐 장비업체들의 주문은 TSM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공정 적용에도 적극적으로 앞서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위탁생산기업들은 주로 애플과 퀄컴 등 고객사의 스마트폰 반도체를 주문받아 대부분의 실적을 올렸는데 최근 스마트폰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아 고전해 왔다.
하지만 가상화폐 채굴장치분야에서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수요가 발생하며 위탁생산업체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무어인사이츠는 "가상화폐 채굴장비기업과 반도체 위탁생산업체는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긴밀한 협력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채굴장비에 사용되는 그래픽D램 수요가 증가하며 1분기에만 15%에 이르는 가파른 가격 상승폭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래픽 D램 기술력에서도 가장 앞선 업체로 평가받는 만큼 가상화폐시장 성장으로 반도체사업에서 수혜를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무어인사이츠는 "가상화폐시장 성장이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채굴장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