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환경부에서 수자원공사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게 됐다.

물 관리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한 행정 전문가인 만큼 부처변경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학수, 환경부에 마침내 둥지 튼 수자원공사 미래 준비에 박차

▲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9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물 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자원공사는 현재 환경부로 이관을 준비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소속이 변경된다”며 “기존 업무가 크게 변하는 내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6월5일 국무회의를 거쳐 6월7일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토교통부가 맡고 있던 수자원 이용·개발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되고 수자원공사 역시 6월 환경부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다.

이학수 사장은 그동안 각종 세미나와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물 관리 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몸은 국토교통부에 있고 마음은 환경부에 있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는데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큰 짐을 내려놓게 된 셈이다.

28일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뿐 아니라 물 관리 강화와 관련 기술 발전 등을 위한 ‘물관리기본법’과 ‘물관리기술발전 및 물산업진흥에 관한 법’이 통과된 점도 이 사장의 마음을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물관리기본법은 정부가 물 관리 강화를 위해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유역물관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 물관리기술발전 및 물산업진흥에 관한 법은 정부가 물 관리 기술발 전과 물산업 진흥을 위해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두 법 모두 물산업에서 환경부 장관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있는 만큼 환경부로 이관하는 수자원공사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야당 의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점은 이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248명 가운데 찬성 148표, 반대 73표, 기권 27표를 얻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89건의 법안 가운데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았다.

물관리기본법도 반대 27표와 기권 24표, 물관리기술발전 및 물산업진흥에 관한 법도 반대 15표, 기권 9표 등 상대적으로 많은 반대표를 얻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법안 대부분은 반대표 없이 통과됐고 노동계와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반대 24표, 기권 14표를 받는 데 그쳤다.

많은 의원들이 물 관리 관련 법안에 민감하게 반응한 셈인데 이 사장이 물 관리 일원화 과정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국정감사 등에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을 수 있다.
 
이학수, 환경부에 마침내 둥지 튼 수자원공사 미래 준비에 박차

▲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2017년 10월19일 대전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 사장이 수자원공사 내부출신이라는 점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사이에서 업무를 조율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료출신과 비교해 각 부처의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주로 국토교통부의 관료출신들이 사장을 맡아 왔는데 이 사장은 수자원공사에서 1987년 사회생활을 시작해 2016년 사장에 오른 내부출신이다.

이 사장이 행정 전문가로서 30년 넘게 물 관리 분야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쌓았다는 점도 부처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사장은 수자원공사가 환경부로 이관하더라도 여러 사업에서 국토교통부와 협력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사업인 스마트시티만 보더라도 수자원공사는 사업 시행사로 부산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스마트시티사업의 주관부서는 국토교통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