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백신사업 분사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는다. 세계시장에 진출할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백신부문을 분사해 전문회사를 만들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SK케미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사이언스사업부의 백신(VAX)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100% 자회사가 된다.
SK케미칼은 화학사업을 하는 그린케미칼사업부와 제약 및 백신사업을 하는 라이프사이언스사업부로 나눠져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백신 개발 전략을 계속 추진하고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바이오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외부 투자 유치를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백신부문은 이미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SK케미칼은 2017년 12월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넘겼다. 그전까지 대상포진 백신시장은 세계적 제약회사 MSD가 개발한 ‘조스타박스’가 독점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개발하기도 했다.
스카이셀플루는 1번 접종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B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등 모두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2017년 기준으로 매출 121억 원을 냈다.
SK케미칼은 현재 로타바이러스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 등 개발에 힘쓰고 있다. 두 백신은 2019~2020년 즈음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은 이에 앞서 세계적 제약사인 사노피파스퇴르에 주요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4년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관련 기술을 이전했고 올해 안으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관련 기술도 이전하기로 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사노피파스퇴르는 범용 독감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자 세포 배양 기술을 도입했다”며 “이는 세포 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을 장려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책과도 일치한다”고 파악했다.
SK케미칼은 SK라이프사이언스 분사를 통해 투자를 유치해 백신사업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사업의 전문성 강화 및 외부 투자 유치에 쉬운 구조를 마련하고자 분사됐다”며 “앞으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 분사는 백신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전략적 투자자 자금을 유치하는 등 계획에 따라 2022~2023년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케미칼의 바이오사업은 SK라이프사이언스가 설립되면 3곳 회사로 나뉘게 된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은 SK케미칼의 라이프사이언스사업부에서 맡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부문, SK플라즈마가 혈액제부문을 맡게 된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3월에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해 설립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6월15일 주주총회를 거쳐 7월1일 설립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