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선가 인상에 성공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헌터탱커스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선박 가격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노르웨이의 헌터탱커스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 5~7호선 3척을 수주하면서 추가로 3척을 수주할 수 있는 옵션계약을 맺었다”며 “추가로 수주할 수 있는 선박의 가격은 5~7호선의 1척당 가격인 8550만 달러보다 7.6%나 높은 9200만 달러에 행사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현대중공업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선박 가격 올릴 기회 잡아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그는 “옵션 만기일은 8월15일이어서 행사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선박 가격 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업계에서도 조선업업황의 변화로 선박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5월 초에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업황을 감안하면 가격을 더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며 “최근 수주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가격이 기존 수주 선박과 비교해 평균 7% 인상됐고 기타 주력 선종의 가격도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해 올해 하반기에는 개선된 실적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가격을 올리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 증가세에 선박 가격 인상까지 더해져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8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LNG 추진선 2척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100척의 LNG추진선을 발주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LNG추진선 도입 활성화를 위해 부산항, 울산항 등 주요 항만에 LNG 벙커링 시설도 구축한다. 

최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의 건조능력이 축소됐는데 발주가 늘어 잔고가 차고 한국의 발주계획도 추가됐다”며 “선주들이 투기적 발주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