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4분기 어떤 실적 내놓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8일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내놓을 성적표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증권가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실적이 바닥을 쳤으니 4분기는 3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삼성전자를 힘들게 만든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의 경쟁력 약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 증권가 “4분기 실적 반등할 것”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점친다.

6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4조8천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4조600억 원보다 18%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경쟁심화와 라인업 축소 영향으로 직전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성수기와 연말 쇼핑시즌에 진입한 메모리반도체와 TV 수요 호조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IG투자증권도 3분기보다 늘어난 4조6300억 원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제시했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IT모바일 부문 판매부진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본격적인 개선은 올해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약 4조7900억 원이다.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인 8조3100억 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지만 직전분기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TB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은 51조9300억 원이다. 직전분기 무너졌던 분기 매출 50조 원 선을 한 분기 만에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 스마트폰사업, 2분기부터 회복 전망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의 주범이었던 스마트폰사업은 4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을 1조7천억 원 안팎으로 전망한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결국 반도체사업부가 책임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이 출시되는 올해 1분기 이후부터 IM부문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5 흥행실패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위기의식에 가득 차 있다”며 “갤럭시S6에 모든 하드웨어 역량을 총 결집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스마트폰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델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이후 갤럭시S6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IM부문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2분기부터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3억23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성장 지속하려면 중저가폰 경쟁력 확보해야

몇몇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성장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에 빼앗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주도권을 되찾지 못할 경우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4분기 어떤 실적 내놓나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출시될 200달러 미만 신제품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이 제품들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실적과 주가가 또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200달러 미만 중저가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최대 5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시장이 이끌고 있다. 샤오미와 레노버 등은 200달러 미만의 제품을 앞세워 지난해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저가시장 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200달러 미만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3년 3분기 34%에서 지난해 3분기 18%로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중저가 브랜드 ‘갤럭시A’와 ‘갤럭시E’ 시리즈를 올해 출시하며 점유율 회복에 나서려고 한다.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한 10만 원 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중저가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가격인하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당장의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가격을 크게 내린다면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