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선박 가격을 인상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현대중공업의 주력 선종이지만 수익성이 낮아 '저마진' 일감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저마진' 선박의 가격 올려 수익성 개선할 기회 잡아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선박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선박 가격을 움직일 힘이 있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조선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그동안 수익성이 가장 나쁜 선종으로 꼽혀왔다.

동일한 사양의 선박을 여러 척 반복적으로 건조해서 설계비를 아끼지 않으면 건조할수록 손실이 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의 선박 가격을 지난해보다 올렸고 올해 7% 정도 더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은 척당 8700만 달러,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1080만 달러다. 2017년 평균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은 6.7%,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3.6% 올랐는데 현대중공업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도크에 일감을 꽤 확보해뒀다”며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어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선박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도크에 2년치 일감을 쌓아 두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선주와 선박 가격을 놓고 협상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