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부당하게 저성과자로 몰려 피해를 본 직원들 구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저성과자 사태의 근본 원인인 조직문화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의 저성과자 차별 문제 뿌리뽑을까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3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저성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 공동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마사회는 4월19일 열린 정기 노사협의회에서 저성과자 관련 노사 공동위원회 운영방안을 논의했는데 노사 공동 운영위원회가 아직 공식적으로 출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노사 공동 운영위원회를 노동자와 사용자,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저성과자 선정의 근거가 된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는 등 큰 틀에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과 저성과자 피해자 구제안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다”며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단계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한국마사회의 신뢰 회복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3일 “그동안의 이익 중심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공익성과 공공성을 실현해야 한다”며 한국마사회 6대 혁신과제 가운데 하나로 기관 윤리성과 준법성 강화를 꼽았다.

김 회장이 한국마사회의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저성과자 피해자 구제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후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저성과자는 명문화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를 ‘폐지’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성과자 사태가 마사회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만큼 자체적 자정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부에서 다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장은 재임 기간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성과역량 강화 교육을 받은 직원을 저성과자로 분류하고 직무와 상관없는 교육과 노동에 투입했다.

현 전 회장이 저성과자 분류의 근거로 삼은 성과역량 강화 교육은 직원들을 평가해 핵심인재로 분류되면 역량 강화 교육과 연계하고 저성과자로 판단될 때는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키워주는 시스템이다

말똥을 치우고 연탄을 배달하는 일이 역량 강화와 관련이 없음에도 프로그램 내용을 자의적으로 편성해 진행한 셈이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들은 등에 번호를 붙이고 건초를 치우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2월16일 현 전 회장과 인사, 교육담당자 등 7명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저성과자 선정 제도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성과역량 강화 교육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외부 시선이 좋지 않은 만큼 비슷한 문제가 다시 일어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