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외에서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을 놓고는 증권가에서 시각이 엇갈린다.

수익성 낮은 해외 부실사업을 마무리하고 새 일감을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이어온 탓에 해외에서 수주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엔지니어링 일감 회복에 성공했지만 추가적 수주는 불투명

▲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25일 삼성엔지니어링 관련 투자리포트를 낸 증권사 7곳 가운데 4곳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하거나 높여 잡았다. 2곳은 유지(HOLD)에서 변화를 주지 않았으며 1곳은 중립(NEUTRAL)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신규 수주를 큰 폭으로 늘리면서 하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여력을 바라보는 증권사 전망이 엇갈린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1분기에 아랍에미리트 원유처리시설(CFP)과 아랍에미리트 폐열 회수처리시설(WHRP) 등을 새로 따내 4조4730억 원의 수주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만 2017년 신규 수주 규모인 8조5333억 원의 절반에 이르는 일감을 확보했다. 1분기 말 수주잔고는 13억3천억 원가량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호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에 아랍에미리트와 베트남에서 수주안건이 있고 하반기에 아랍에미리트와 알제리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입찰이 진행되는 만큼 업황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2017년 신규 수주 수준인 8조 원을 무리없이 달성할 것”이라며 “이미 수주잔고는 안정적 이익궤도에 진입했다”고 파악했다.

해외 현안 프로젝트도 하반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추가적 손실이 발생하던 이라크 바드라 공사와 아랍에미리트 카본블랙 정유공장 계약잔액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각각 5월과 7월 경 공사가 끝날 것”이라며 “2개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면 하반기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175억 원, 영업이익 212억 원, 순이익 118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1.4% 늘었고 순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삼성엔지니어링이 화공플랜트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카본블랙 정유공장 등 현안 프로젝트에서 기존보다 적은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말까지 추가로 수주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수주 전망을 어둡게 보는 증권사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과 2015년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뒤 구조조정을 진행해 해외 사업을 한꺼번에 관리하기 힘든 인력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수주가 늘수록 사업장 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이 증가하는데 2012년부터 직원 수를 꾸준히 줄여온 탓에 수주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신규 수주는 2017년 수준일 것”이라며 “급격하게 늘어나는 현장 수를 감당할 인력구조와 수익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빡빡하게 돌아가는 설계업무를 고려했을 때 추가 일감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수주할 수 있는 금액은 2018년 수준인 8조5천억 원가량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장기적 수주 기대감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높게 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일정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산정해도 주가 수준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