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증권사 애널리스트(증권사 연구원)의 보고서 한 장에 발칵 뒤집혔다. 

국내 증시를 달구고 있는 바이오주 열풍이 버블(거품)이라는 것이다.
 
[오늘Who] '바이오주 거품' 애널리스트 한병화, '할 말 했다'는 시선

▲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증권사 연구원이 주식을 사라고 말하기는커녕 거품이라고 단정하고 붕괴를 예고하면서 파장은 거침없이 확산됐다.

승승장구하던 바이오기업들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고 이틀이 지난 아직도 여진이 남아있다.

연구원의 이 리포트를 놓고 갑론을박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보고서를 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한 연구원은 18일 ‘중소형주시장의 바이오 버블, 시장 건전성 심하게 훼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한 연구원은 현재 시장 흐름을 놓고 “중소형 바이오주는 대부분은 비정상적 고평가를 받고 있다”며 시장 건전성이 심하게 훼손된 ‘바이오 버블’이라고 규정했다.

한 연구원은 바이오 버블이 붕괴되면 고통이 크고 사회적 논란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연구원은 “IT버블은 전 세계 공통의 열풍이었고 버블은 붕괴되었지만 관련된 IT기술은 인류를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이르게 했다”며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만의 중소형주 바이오 버블은 일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붕괴 후 얻는 것보다 폐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증권사 연구원이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강조하는 모습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한 연구원의 ‘바이오주 버블’ 리포트는 그만큼 국내 증권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더욱이 수많은 '개미'의 바이오주 올라타기가 뜨거운 점을 감안하면 이런 리포트를 내는 것은 예측의 정확성 여부를 넘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연구원을 놓고 ‘할 말을 했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2006년부터 증권사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브릿지증권에서 주식 영업을 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으며 2006년부터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한 연구원이 소속되었던 현대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은 훗날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활약을 보여줬다.

박종선 팀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들어온 연구원들이 심도 깊은 보고서를 내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다른 증권사들의 스몰캡팀은 1~2페이지 보고서를 주로 냈지만 현대증권 스몰캡팀은 수 십장 분량의 분석보고서를 냈다.

현대증권 스몰캡 팀은 당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주목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 연구원은 이후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최근까지도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망종목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원전사업 타당성 토론회와 신고리원전 5·6호기 관련 공론화 과정에도 참여해 원전산업은 쇠퇴기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전기차시장의 성장성도 강조하고 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가량 성장하는 고성장 산업이기에 장기투자에 적합한 분야다.

한 연구원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없으면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성장은 없다”며 “배터리 관련 종목은 2020년까지는 대부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