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아 의사' 최대집 "감옥 갈 각오", 문재인 건강보험 빨간불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최대집 후보자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문재인 건강보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 회장은 평소 의사들 사이에서 이단아로 분류됐는데 의협은 '투쟁 전문가'를 자처하는 그를 문재인 건강보험 저지를 위한 선봉으로 선택했다.

최 회장은 "감옥갈 준비도 돼있다"며 문재인 케어를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대집 회장의 당선으로 보건복지부의 문재인 건강보험 추진은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건강보험은 간단히 말해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가 핵심인 정책이다. 의료적으로 필요한 비급여 의료행위(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MRI(자기공명영상) 및 초음파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병원들이 비급여 수익을 통해 부족한 급여 수익을 메우고 있지만 2022년 까지 31조 원가량을 들여 적정수가를 인상하고 급여 수익만으로 정상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기본 취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건강보험 재정의 증가 없이는 문재인 건강보험 실행이 불가능 하고 고질적 저수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건강보험을 반대하는 집회를 두 차례 열기도 했으며 이번 의협 회장 선거의 후보자 6명도 모두 반대의 뜻을 보였다.

특히 최대집 회장은 “첫째 공약도, 둘째 공약도 문재인 건강보험 저지”라며 가장 강경하게 반대를 주장해왔다.

최 회장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큰 표 차이로 당선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전국의사총연합 조직국장,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건강보험 저지를 위해 선출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도 맡고 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일반의로 경기 안산시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의협 회장 임기는 5월1일부터 시작한다.

평소 극우 성향의 정치활동 때문에 '이단아'로 분류되어온 데다 아직 47세다보니 의료계 내부에서도 당선을 예상하지 못했다. 40대 중반의 젊은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의협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무효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는 등 보수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탄핵 정국 때는 박영수 특검팀 소속 검사들을 겨냥해 "형사 피의자와 동거를 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했다.

최 회장은 태극기 집회에서 "정치보복에 눈이 멀어 정신이 돌아버린 문재인 일당들이 치졸한 조작극을 벌이고 있다"는 발언을 하고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두고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최대집 지하통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 등을 주장한 일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의협은 논란을 무릅쓰고 최 회장을 선택한 셈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선거과정에서 다른 공약들은 마땅히 내세우지 않고 '문재인 건강보험 저지'만을 거듭 강조했다.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며 집단휴진(총파업)을 무릅쓰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미 문제인 건강보험 확정안 발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해 놓고 발표를 위해 의협과 합의를 추진하고 있는데 차질을 불가피해 보인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최대한 의협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는 데다 복지부도 '의협 패싱은 없다'고 밝혀온 만큼 의협의 반발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최 회장이 의협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이 정치적으로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듣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계의 목적이 정치활동으로 비쳐져 오히려 국민적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최대집을 둘러싼 일부의 염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런 염려들이 기우였음을 증명하는 일처리를 보여주겠다”며 “비급여 의료행위의 급여화를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 수단으로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