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인수 이후 독립경영'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독립경영체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노사에 해외자본 유치 동의와 자구안 합의를 요구한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Who]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노조 사이에 김종호는 '없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


그러나 채권단이 해외자본 유치 계획을 추진하면서 노조가 격렬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중재자로서 김 회장의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김 회장은 ‘해결사’ 역할을 맡아 2017년 12월 금호타이어로 되돌아왔다.

금호타이어가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조는 회사와 대화를 거부하면서 채권단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면담을 요청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 채권단 관계자들을 19일에 만났고 더블스타 경영상태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면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도 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 회장도 노조와 만났다. 

김 회장은 12일 광주 영광통사거리 송신탑에 직접 올라 고공농성하고 있던 노조 간부들에게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와 대화하자고 제안하면서 더블스타에게 3승계(고용보장, 노조, 단체협약)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3승계 가운데) 3년 동안 고용보장 이외에 노조와 단체협약 보장 부분은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김 회장이 실책한 모양새가 됐다.

노조는 14일 노조 간부들의 고공농성을 풀었지만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한층 더 강경해졌다. 

차이용썬 회장은 22일 한국 기자회견에서 3승계 보장을 지키겠다고 번복했다.

이동걸 회장과 차이융썬 회장이 직접 노조를 만나려는 배경에는 김 회장과 회사가 더 이상 자력으로 노조를 설득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을 수도 있다. 

이동걸 회장과 차이융썬 회장이 22일 기자회견을  오후에 광주로 내려가기 전까지 이 사실을 금호타이어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김 회장 등 한국 경영진을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했다. 더블스타는 주주로서 이사회를 통해 금호타이어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더블스타의 인수가 완료되더라도 김 회장은 더블스타와 노조 사이에서 조율해야하는 처지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23일 일반직 직원들과 차이융썬 회장의 면담을 주선하면서 금호타이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매각 이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서 금호타이어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김 회장에게 금호타이어의 반쪽인 노조를 품는 과제가 무겁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