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기자 sjpark@businesspost.co.kr2018-03-01 00: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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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가격과 비교해 성능만 따지기보다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이른바 ‘가심비’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1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18’에 따르면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는 ‘가성비’보다 가격 대 심적 만족을 고려하는 가심비가 떠오르고 있다. <꾸까>
1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18’에 따르면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보다 가격 대비 심적 만족을 고려하는 가심비가 소비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위약효과를 적용한 ‘플라시보 소비’라는 이름으로 가심비를 소개했다.
위약효과는 약을 먹는 사람이 ‘이 약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말을 들으면 설령 가짜 약이라고 할지라도 증상이 낫는 효과를 말한다.
김 교수는 “마음의 힘은 효력이 크고 소비에서도 이런 위약 전략이 필요하다”며 “가성비에 마음을 더한 가심비는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불안을 잠재우고 스트레스를 덜어준다”고 말한다.
유통업계도 이처럼 마음의 안정과 만족을 얻기 위해 망설임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책을 사면 에코백이나 손수건 등 도서와 관련한 다양한 사은품을 주는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굿즈를 사니 책이 딸려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은 알라딘 사은품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알라딘 관계자는 “책의 다양한 용도를 주제로 삼아 관련 상품들을 기획해 독자들에게 책 못지않은 만족을 주는 것이 사은품의 인기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색 정기배달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꽃 배달업체 '꾸까'는 격주마다 꽃이나 작은 화분 등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꽃다발 크기와 배송날짜, 배달기간을 선택할 수 있고 서비스 이용 기간에 따라 식물 영양제 등 특별한 선물도 준다. 기존의 서비스에 작은 필요들을 추가로 만족시켜주는 상품들을 고안한 것이다.
꾸까의 정기배달 서비스로 식물을 받아 본 누리꾼들은 “사무실에 작은 식물원이 생겨 기쁘다”, “2주에 한 번 나를 위한 선물이 도착하는 것 같아 기대된다”며 서비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가심비 마케팅이 허울좋은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상품이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심리를 노려 고가의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며 “유통업계에서도 매년 비슷한 상품을 내놓지만 문구만 최근 트렌드로 바꾼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 등 가심비가 상술에 이용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