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동빈 롯데제과 꿩 먹고 알 먹고  
▲ 신동주(왼쪽)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지분 경쟁을 벌였던 롯데제과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또 롯데제과가 현금배당도 실시해 배당금도 받게 됐다.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롯데쇼핑도 둘의 지분경쟁 수혜주로 꼽히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제과는 지난 6일 결산배당을 통해 보통주 1주당 4천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롯데그룹 오너 일가들은 1억~4억 원 수준의 배당금을 챙겨가게 됐다. 최대주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6.83% 지분을 보유해 3억8822만 원, 신동빈(5.34%) 롯데그룹 회장은 3억340만 원, 신동주(3.73%)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억1202만 원, 신영자(2.52%)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1억4349만 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7억8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했다. 하지만 신동주 부회장이 지난해 8월 롯데제과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신 부회장의 롯데제과 주식매입은 계속 됐는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주식 매입에 든 금액만 60억 원에 이른다. 롯데제과 주식은 같은 기간 140만 원대에서 180만원 대로 크게 올랐다. 신 부회장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해 6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 주식 6500주를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제과를 두고 형제간 지분경쟁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쇼핑-롯데미도파 합병에 따른 상호출자 해소를 위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또 신 부회장의 지분 확대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과 함께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어 두 형제가 그룹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롯데제과를 두고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 롯데칠성 지분을 각각 9.32%, 17.7% 보유한 최대주주로 롯데그룹의 주요 식음료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핵심 연결 고리로 롯데쇼핑, 호텔롯데과 함께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최상단에 위치한다.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롯데쇼핑 주식을 매입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쇼핑 시가총액이 롯데제과의 4배나 돼 롯데제과 주식을 사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또 롯데제과가 롯데쇼핑 지분의 7.86%를 보유하고 있어 롯데제과 주식을 사면 간접적으로 롯데쇼핑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할 수 있다.


형제 간 지분경쟁의 효과로 롯데제과 주식이 크게 오르자 롯데쇼핑 주가를 바라보는 눈이 늘어났다. 경영권 승계 수혜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게 바로 롯데쇼핑 주식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4분기 영업실적 악화와 최근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연초 40만6000원에 시작해 연일 하락하면서 12일 32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승계 수혜주라는 메리트까지 더해진다면 롯데쇼핑 주가는 반등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이 고령인데다가 건강 또한 의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관심은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 경쟁에 쏠리고 있다”며 “재벌 1, 2세대가 은퇴할 나이가 되면서 경영권 승계에 따른 지분 경쟁 수혜주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51개 순환출자 고리 중 43개가 거쳐가는 핵심 계열사다. 경영권 확보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요충지인 셈이다. 신동빈 회장이 14.59%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신동주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은 각각 14.58%, 1.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 차이는 0.01%에 불과하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의 향배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