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2-22 14: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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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더블스타가 이 방식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아직 확정된 방안이 없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기업구조조정과 경영권 매각을 함께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특정 대상에게 신주를 인수할 권리를 주는 유상증자를 말한다.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신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을 받고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매각할 때도 쓰인다. 신주 발행에 따라 회사로 자금이 수혈되기 때문에 경영 정상화의 긴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채권단은 보유주식을 바로 매각할 수 없고 지분비율이 줄어드는 희석화(dilution)를 감수해야 하지만 신규 투여자금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기업가치도 올라 기존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열린다.
22일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내부방침을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가격인하 등의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지만 금호타이어의 경영권 인수에 계속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보도와 관련한 해명자료에서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책임경영체제 확립, 유동성 문제의 해결, 신규 설비투자, 중국사업의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외부자본 유치 등 모든 실행 가능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현재 확정된 방안은 없다”고 밝혔다.
SK그룹이 지난해 말 산업은행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했던 것을 감안하면 더블스타 외에 다른 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산업은행에서 논의하고 있는 여러 기업 가운데 한 곳”이라며 “금호타이어의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매각하려면 금호타이어 노사의 자구안 합의가 먼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도 보도 관련한 해명자료에서 “금호타이어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모든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며 “경쟁사보다 낮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포함한 노조의 자구계획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고 외부자본 유치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1월26일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1조3천억 원 만기를 1년 미뤄주는 등의 경영 정상화 필요조치를 결의하고 선행조건으로 금호타이어 노사협약에 기반한 경영 정상화 자구안을 낼 것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그동안 경영 정상화 자구안을 놓고 부딪쳐 왔지만 제출 마감시한인 26일이 다가오자 자구안 세부사안을 놓고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