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계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완제기(비행기 완성품) 수출로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수출 확대 위해 고난의 행군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지난해 경영비리 의혹 수사가 일단락된 뒤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가치를 추정하기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겨냥한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한 뒤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기로 했는데 19일 발표한 분석 리포트에서도 목표주가를 담지 않았다.

KB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관련 분석 리포트를 아예 내지 않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내자 투자분석과 목표주가 제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291억 원, 영업손실 785억 원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자체 추정치로 4분기 영업이익 274억 원을 제시했는데 이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영업손실 1972억 원을 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얼룩진 실적을 냈다”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점과 완제기 수출 지연 등을 감안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을 수주할 가능성 등 기업가치에 긍정적 요인들이 있지만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불가능하며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와 새 회계기준 IFRS15 도입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업이 수주산업에 속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일감을 대거 확보해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이 증권가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는 데 가장 합리적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김조원 사장이 올해 해외에서 일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기업가치의 향배가 달려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로 2조6775억 원을 잡았다. 지난해보다 신규수주 금액이 41%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완제기 수출 목표금액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사장은 올해 완제기를 수주해 모두 1조500억 원의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수주금액이 약 3.4배 늘어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완제기 수출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밝혔는데 이런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4~5월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 보츠나와와 아르헨티나 등에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을 수출해 일감을 대량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세계 3대 에어쇼인 ‘싱가포르에어쇼2018’에 직접 방문해 해외 군 관계자와 주요 항공기업 대표 등과 만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기본훈련기 ‘KT-1’, 경공격기 ‘FA-50’ 등을 홍보하며 완제기 수출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츠나와 수출사업 등은 이미 2016년부터 계약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사업이라 구체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불리 수주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