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이 부회장은 장수CEO로 꼽히는데 제약업계에서 퇴진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을 이끌어 온 만큼 신약들의 해외 진출을 앞둔 시점에 교체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종욱 부회장이 3월 임기가 끝나고 물러날 수도 있다.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어 업계에서 보기 드문 장수 CEO인데다 윤재승 대웅그룹 회장의 주도로 대웅제약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2016년부터 그룹을 이끌면서 연공서열을 없애고 역량 중심으로 인사제도와 조직을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대웅제약의 임원진에 40대 초중반의 본부장들이 대거 발탁됐다.
지난해 10월 비상근 이사로 영입된 강영철 고문이 차기 대표로 낙점됐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강 고문이 현재 대웅제약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데 적임자라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해서 확정된 것은 없다”며 “아무래도 이 부회장이 오랜 기간 대표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퇴진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연구개발 전문가로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에 공을 세워온 만큼 그간 투자한 신약들의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웅제약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톡스 ‘나보타’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올해가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라며 해외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1월에는 중국에서 나보타의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고 브라질과 이집트에서도 나보타의 공급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보톡스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외에도 항궤양 치료제, 항섬유화제를 비롯한 합성신약 등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항궤양제 신약은 국내 임상 2상이 마무리 단계로 내년 하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항궤양제를 비롯한 신약들의 기술수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시작으로 수출을 본격적으로 늘려 2020년에는 매출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내고 세계 5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6년 기준 해외매출 비중은 12%였다.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역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2상을 승인 받아 진행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대웅제약으로 넘어온 뒤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49년 태어나 서울대에서 약학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1974년부터 유한양행에서 일하며 주로 연구개발분야에서 활약했다.
2006년부터 대웅제약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금까지 모두 세 번 연임했고 올해 3월 연임하게 되면 4번째 연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