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사장이 3년 만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브랜드 효율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이 효과를 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흑자전환, 이서현 '선택과 집중' 마침내 성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1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7496억 원, 영업이익 327억 원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5.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4분기에만 매출 5090억 원, 영업이익 380억 원을 냈다.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을 봤는데 4분기에 만회했다.

특히 올 겨울 한파가 이어진 데다 롱패딩 열풍까지 불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개선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롱패딩 열풍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패션기업 대부분이 4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흑자 전환은 단순히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브랜드 효율화를 거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4분기 실적은 계절적 성수기라는 이유만 놓고 보기 어렵다”며 “브랜드 효율화라는 회사의 선택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국내외 브랜드에 크게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패션사업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했다는 점이 높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서현 사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서 패션부문을 맡아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영업손실 89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적자폭이 452억 원으로 더 커졌다. 2016년에는 삼성물산에 속한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4개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16년부터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고 상품군별로 세분화됐던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브랜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여성잡화 브랜드 라베노바를 정리했고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해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춰 온라인 고객을 공략했다.

부진한 실적을 내는 매장을 정리하는 등 매장 효율화 작업도 함께 진행했고 통합 온라인몰 SSF샵과 각 브랜드 매장을 연계한 O2O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온라인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 말까지 SSF샵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고 유입 방문자 수도 13% 이상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몰 비중이 높아질수록 건물 임차료나 매장 관리비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전망도 밝은 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등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장원 연구원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놓고 "브랜드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로 올해 이익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