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애플의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 출시전략을 뒤따라 신제품인 갤럭시S9 시리즈 가격을 비싸게 내놓으면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영국 더레지스터는 13일 “삼성전자가 공개를 앞둔 갤럭시S9 시리즈를 놓고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상 가격뿐”이라며 “삼성전자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국언론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보급형 모델 출시도 검토해야"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삼성전자는 26일 스페인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갤럭시S9와 갤럭시S9플러스를 최초로 공개한다.

디자인은 이전작인 갤럭시S8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강화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등 내부 성능이 개선된 제품으로 추정된다.

더레지스터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X를 최소 999달러의 고가에 판매하며 삼성전자에 ‘선물’을 안겨준 셈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전자가 수년째 스마트폰사업에서 부진한 수익성을 보이면서도 소비자의 눈치를 봐 가격을 올리기 어려웠는데 애플이 스마트폰 가격의 기준점을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더레지스터는 애플이 아이폰X에 이전작과 큰 변화를 적용하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대폭 올려잡은 만큼 삼성전자도 하드웨어에서 큰 발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덜게 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의 출시가격을 이전작보다 대폭 높여 내놓을 가능성이 유력해진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뒤따라 갤럭시S9 등 신제품의 가격을 무리하게 높게 매겨 판매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하드웨어보다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층을 유지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화웨이 등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와 맞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레지스터는 “화웨이는 50만 원대 안팎의 가격에 충분한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층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도 아이폰X를 출시하는 동시에 아이폰8 시리즈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 수요를 적극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단기적 수익 확보를 노려 갤럭시S9 가격을 높여 내놓으면 중장기적으로 시장경쟁에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놓고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 수요가 다른 스마트폰업체로 이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9라이트’ 등 가격이 비교적 낮은 신제품을 함께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고가전략을 강화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