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월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 가운데 더 큰 화면과 듀얼카메라, 고용량 반도체를 탑재한 고가모델의 판매비중 확대에 힘쓸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에 갤럭시S9 주요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가 고가부품의 출하량을 늘려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삼성전자 갤럭시S9의 판매량에 걸린 증권가 기대는 높지 않다”며 “하지만 긍정적 변수가 많아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가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 뒤 교체주기가 돌아왔고 주요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 갤럭시S9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9와 갤럭시S9플러스의 디자인은 이전작과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가의 갤럭시S9플러스에는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듀얼카메라 탑재가 유력하다.
갤럭시S9플러스는 듀얼카메라 이외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내장메모리 탑재량과 화면크기가 늘어나 갤럭시S9와 성능이 확실히 차별화되는 고가 라인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9플러스의 마케팅에 집중해 이전작보다 고가모델의 판매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카메라성능 등에 큰 차이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화면크기와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면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플러스 모델의 판매비중이 더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고가모델의 판매비중을 대폭 끌어올리는 전략에 힘을 실으면 갤럭시S9플러스가 판매량에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사업에서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을 냈는데 고가모델의 판매비중이 높아지면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전략변화의 수혜는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가운데 듀얼카메라의 단가가 훨씬 높고 갤럭시S9플러스에 탑재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면적도 갤럭시S9보다 약 20% 정도 넓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갤럭시S9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이 약 4500만 대로 지난해 갤럭시S8 시리즈보다 소폭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 삼성전기 듀얼카메라모듈(왼쪽)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해 올리는 실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갤럭시S9의 양호한 판매와 부품 공급단가 인상으로 올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해외 고객사의 올레드패널 주문감소 타격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주문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드 전용 기판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삼성전자 갤럭시S9의 판매량 전망이 밝아지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가 실적 타격을 일부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9플러스 판매비중을 올리는 전략으로 평균 메모리 탑재용량을 늘려 반도체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