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새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막대한 부품 재고를 쌓아놓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외국 증권사의 분석이 나왔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6일 미국 CNBC를 통해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돈 데 따른 영향이 전 세계 부품업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기업들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부품 재고량은 직전분기보다 41%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감소세를 보였다. 고가모델인 아이폰X과 아이폰8 등 신제품 출하량이 모두 증권가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전 세계 반도체의 약 10% 정도를 구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품 재고의 증가는 올해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애플을 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플래시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전 세계 제조사들의 부품 수요의 감소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아이폰X의 부진으로 소비자의 저항심리를 확인한 만큼 가격책정에 고민을 안을 것”이라며 “제품 사양을 낮추고 부품 단가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스마트폰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 탑재량을 줄이고 가격 인하 압박을 강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바일반도체 수익성에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중국정부는 삼성전자가 현지 제조사들에 메모리반도체 공급가격을 낮추기로 하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