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과 대한해운이 벌크선 운임의 상승에 힘입어 올해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올해 세계 벌크선 공급은 줄고 벌크선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벌크선 운임지수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왼쪽)과 추성엽 팬오션 사장. |
최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벌크선 신조 발주가 급감했고 선박 폐선도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올해 1월 벌크선 발주잔량은 전체 선복의 10%를 밑도는 수준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중국에서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는 등에 힘입어 올해 벌크선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벌크선운임지수는 1월26일 기준으로 1219포인트인데 지난해 같은 날보다 45.1% 높다. 올해 1월 평균치가 1251포인트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1월보다 38% 오르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벌크선운임지수는 지난해 12월 약 4년 만에 1700포인트를 돌파해 올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벌크선 수요가 줄어드는 계절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1100포인트 수준에서 반등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팬오션은 벌크선 운임의 상승에 수혜를 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팬오션은 벌크선 운임의 상승으로 선박을 빌리거나 중고선박을 확보하는 등의 방식으로 운용선박 수를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수시운송계약을 적극적으로 늘려 수익이 급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팬오션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140억 원, 영업이익 23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추정치보다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20.4% 늘어나는 것이다.
대한해운은 벌크선 운임의 상승 덕에 부정기선 매출이 늘어 정기선 매출의 감소를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 자회사인 대한상선은 선박 6척의 전용선계약이 올해 만료되지만 이들 선박을 부정기선으로 운용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지난해 말 벌크선사인 창명해운 지분 30.6%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수익이 더욱 큰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파악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말 SM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의 합병을 진행한 만큼 올해부터 SM상선을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390억 원, 영업이익 15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추정치보다 매출은 19.0%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21.7%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