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자율주행 기술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업종과 국경을 초월해 다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더 많은 글로벌기업들과 손잡는 것이 자율주행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황창규 KT 회장. |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5G 기술을 앞세워 완성차기업 뿐 아니라 IT기업과도 활발하게 합종연횡하고 있다.
SK텔레콤은 9일 글로벌 초정밀지도 회사 ‘히어’와 5G 자율주행 기술 협약을 맺었다.
자율주행을 하려면 정밀 측위, 센서도달 범위 이상의 주변 상황을 파악해야 돼 초정밀지도 확보가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히어의 기술을 접목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텔레매틱스(자동차용 통신시스템)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용 텔레매틱스를 만들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최대기업 '엔비디아'와도 기술동맹을 맺고 있다. SK텔레콤은 T맵을 엔비디아와 함께 ‘3D HD맵’으로 업그레이드해 자율주행 플랫폼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직접 자동차용 통신시스템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KT는 1천억 원을 투입한 지능형 차량전용 플랫폼 ‘기가드라이브’를 개발해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13개 자동차 브랜드와 제품 제공계약을 맺고 있다.
BMW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연구를 진행하는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완성차기업과 협력해 생태계 구축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차량과 도로 위 사물들 사이의 빠른 5G 데이터 통신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란 점을 강조하며 자율주행사업에서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테슬라와 2020년까지 국내에 판매되는 테슬라 전기차에 KT 통신망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KT는 5G 선도기업이고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선도기업인 만큼 많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가 자율주행에서 글로벌기업들과 협력에 집중하는 것은 자율주행차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기업의 경우 완성차회사나 IT기업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통신기업은 자율주행자동차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5G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통신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할이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어떤 기업과 자율주행사업에서 손잡느냐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점을 내세우고 KT는 유선망을 바탕으로 5G 네트워크 구축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협력기업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통신사들의 5G 투자가 본격화되는 만큼 자율주행사업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며 “5G가 상용화될 2019년에는 SK텔레콤과 KT가 자율주행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