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공개하고 미국 오로라와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친환경차 제품군을 강화하고 자율주행차 기술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보여줬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CES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IT나 ICT회사보다 더 IT나 ICT회사 같아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그게 큰 과제이며 의사결정 방식이나 속도 등 여러 가지가 많다”며 현대차의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기아차도 CES 2018에서 전기차 니로EV 콘셉트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모빌리티서비스 등을 중심에 둔 미래차 전략 ‘모빌리티 에이스’를 발표했다.
장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CES 2018에서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비전을 제시하며 변화한 모습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유럽, 미국, 일본 완성차회사들이 이미 2015년 이후부터 CASE(Connected, Autonomous, Service, Electrified) 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체화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고 바라봤다.
또 궁극의 친환경차로 관심을 받고 있는 수소전기차의 경우 현대차가 경쟁회사보다 빠르게 기술을 내재화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2020년 이후부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완성차회사는 현대차, 토요타, 혼다 등 3곳뿐이지만 BMW, 벤츠, GM, 포드, 닛산 등이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산업 흐름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제조회사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2018년 신년사에서 판매 부진지역에서 기저효과와 판매 회복 전략, 수익성 강화 전략 등 전통적 사업영역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춘 점을 제외하면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8.5% 낮은 755만 대로 제시했다.
여러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질적 성장을 위해 공급량을 줄이고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공급량을 늘리기보다 가격과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장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중국 등에서 판매부진에 대응해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공격적 판매확대 전략을 구사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폴크스바겐의 수익성 중심 전략, GM의 공급량 축소 및 저수익 사업 매각 등 주요 완성차회사의 수익성 강화 전략과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