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에 판매 부진에 더해 원화 강세 탓에 실적이 더욱 뒷걸음질했을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NF쏘나타, 그랜저TG 등 93만 대를 리콜하기로 하면서 2016년 4분기보다 2017년 4분기에 1천억 원 상당의 판매보증충당금을 더 부담했을 것”이라며 “또 지난해 임금협상을 연내에 타결하지 못하면서 임금인상폭이 커질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추가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 판매부진에 원화강세 겹쳐 4분기 실적 더욱 저조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국내공장에서 42만9천 대, 해외공장에서 80만3천 대를 각각 생산했다.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국내공장 생산량은 재고 누적과 노조 파업 탓에 12.1% 줄었고 해외공장 생산량도 현지 판매 부진 등으로 8.8%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판매 부진에 더해 원화 강세 등 환율의 부정적 영향을 받아 실적 부진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은 1106원으로 같은 해 3분기보다 2.3% 떨어졌다”며 “기말환율이 6.8% 하락하면서 판매보증충당금 환입효과가 발생해 환율의 부정적 효과를 일부 상쇄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3조4850억 원, 영업이익 981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9% 각각 감소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8년에 2017년보다 12.4% 늘어난 505만 대를 판매할 것”이라며 “기저효과가 큰 중국, 고성장세에 접어든 신흥국, 점유율을 확대한 한국에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