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2017-12-17 09: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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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증권사 연구원을 대체할 인공지능 종목 분석시스템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 시스템은 아직 연구원들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술 수준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 NH투자 증권은 지난 2015년 12월28일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QV로보어카운트'를 출시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직 인공지능이 인간 연구원을 완전히 대처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웰스파고가 개발한 인공지능 연구원 에어라는 10월6일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조정했다. 이전까지 웰스파고가 줄곧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해왔었기 때문에 당시 에어라의 투자의견은 파격적이었다.
페이스북 주가는 당시 172달러였으나 그 뒤 지속적으로 올라 한 달 뒤 180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15일 기준 180.18달러다.
에어라는 미국 의회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청문회를 실시하며 저커버그를 둘러싼 부정적 기사가 쏟아지자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 주식을 팔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증권 종목 분석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중요한 결정은 사람이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경우 프로그램에 따라 주어진 데이터만을 놓고 판단하지만 투자의견은 투자자들의 심리도 헤아릴 수 있어야 해 아직 사람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반산트 다르 뉴욕대 교수는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금융분야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라며 “미리 설계된 프로그램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 분석에서 인공지능 활용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중국 핑안증권의 경우 투자자의 위험부담을 계산하고 단기, 중기, 장기 등 투자유형에 따라 투자자에게 참고할 자료를 제시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핑안증권의 설명이다. 시범서비스 가입자가 석 달 만에 4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으로 당장 증권가 연구원을 대체할 순 없겠지만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할 경우 데이터가 쌓이면서 빠르게 적중률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반의 투자자문 시스템 ‘로보어드바이저’를 투자상품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 NH투자증권이 투자종목 추천서비스 ‘QV로보어카운트’를 통해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를 선보인 뒤 다른 증권사들도 앞 다퉈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한 5개 증권사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금융위원회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받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2차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는데 1차 때보다 알고리즘의 합리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 수익률이 높지 않고 안정성도 떨어지지만 향후 발전 수준에 따라 증권사에서 활용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순자산 10억원 이상의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17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2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사람이 투자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수익률이 8.25%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은 사람과 다르게 여러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분석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제한이 없어 기술 발전에 따라 언젠가는 증권사 연구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