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극심한 판매부진, 평행선을 걷는 노사관계,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등 현대자동차의 주요 현안을 놓고 해법을 내놓을 수도 있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12월29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한다.
 
현대차 29일 창립 50주년, 정몽구 재도약 '청사진' 제시할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회장은 3월17일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포한 영업보고서를 통해 “2017년은 현대차 창립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올해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2년 연속 판매가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부진 탓에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지만 노조와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타결까지 갈 길이 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월을 대기업의 자발적 개혁시한으로 못 박았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승계가 맞물린 탓에 현대차그룹은 아직 자발적 개혁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산적한 현안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 회장은 외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9월에 긴급 중국 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을 제외하고 행적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정 회장이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현대차 현안들을 해결할 방안과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50주년을 맞이해 대규모 혁신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차가 점진적 변화단계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는 내년 북미와 인도에서 권역본부를 출범하기 앞서 10월 말에 대대적 글로벌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초에 현대기아차 총괄조직인 전략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투자를 늘렸다.

13일에는 2025년까지 현대기아차 친환경차를 38종으로 늘려 글로벌 전기차시장 3위를 차지하겠다는 새 친환경차 전략도 내놨다.

노무관계와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현대차 노사는 12일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37차 본교섭에서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 및 손배가압류 소송을 취하하는 데 합의했다.

애초 올해 교섭에서 논의하려던 신임금체계 도입 문제는 별도로 떼어낸 내년 상반기까지 임금체계 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보폭을 넓히면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방법론을 도출한다면 지배구조와 함께 승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선할 때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를 투자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판매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데다 친환경차와 미래차 경쟁력이 경쟁회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위기감이 내부에서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