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주사 요건을 채워야 하는 문제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지분이 지주사 요건인 20%에 미치지 못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지분 문제 고민

1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홀딩스가 내년 3월까지 셀트리온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찰에 셀트리온그룹을 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진, 셀트리온 지분 0.24% 추가확보할 묘책 찾을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공정위는 9월 셀트리온홀딩스에 지주사 요건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24억300만 원을 부과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지분 19.76%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그룹의 비상장 지주사로 서정진 회장이 지분 93.86%를 들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상장 자회사인 셀트리온 지분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2010년 11월 셀트리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며 출범했고 셀트리온의 주식을 20% 이상 들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3월 발행한 해외전환사채가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 청구되면서 셀트리온홀딩스의 보유지분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공정거래법상 셀트리온은 1년 안에 다시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올려야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처분을 내리며 6개월 안에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 보유지분을 0.24% 이상 늘려 지주사 기준을 맞추려면 셀트리온주식 약 30만 주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이날 셀트리온 종가 기준으로 대략 6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셀트리온홀딩스와 서정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비교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앞서 8월 초 셀트리온 지분 0.05%를 장내에서 매입했는데 이 당시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지분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 100억 원을 받아서 셀트리온 지분을 늘렸다.

셀트리온홀딩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주식 가운데 26.32%를 담보로 맡겨 놓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가 상승할 경우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매입을 위해 감담해야 할 자금규모는 더욱 커진다.

셀트리온은 6일 거래소에 코스피 이전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내년 2월 초 코스피로 이전 상장할 것이 유력한데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게 되면 각종 지수에 추가 편입되면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홀딩스 자금부담이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이다.

서정진, 어떻게 셀트리온 지분 늘릴까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홀딩스가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지분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지분 0.24% 추가확보할 묘책 찾을까

▲ 임석정 CVC캐피털파트너스 한국법인 회장.


최근 셀트리온홀딩스가 전환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정진 회장의 측근인 임석정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회장은 최근 에스제이엘파트너스(SJL)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이를 놓고 2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셀트리온홀딩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홀딩스가 비상장사여서 기업가치 평가를 놓고 잡음이 예상된다는 점은 서 회장에게 부담이다.

셀트리온을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는 방안도 해결책으로 꼽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제품판매대행사로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6.18%를 들고 있다. 합병 이후 서 회장의 보유지분을 셀트리온홀딩스에 현물출자하면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셀트리온 지분율을 쉽게 높일 수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9월부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놓고 일감몰아주기 사안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투자를 받으면 당장의 자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서 회장의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율은 낮아질 것”이라며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투자를 받은 이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고, 서 회장이 보유한 합병법인 지분을 셀트리온홀딩스에 현물출자한다면 서 회장은 현물출자 대가로 셀트리온홀딩스로부터 받는 신주를 통해 낮아졌던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율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