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사장단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당겨 실시했지만 금융계열사와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 인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전과 같이 12월 초 실시될 가능성이 유력하고 계열사별로 날짜를 달리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사장단인사에서 '60세 룰' 지켜질까

▲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사옥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


삼성전자에 대규모 세대교체와 조직쇄신의 ‘칼바람’이 불었지만 다른 계열사에는 상대적으로 인사변동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임원인사 발표일자가 회사마다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생명 등 일부 계열사의 인사는 내년 초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로 대부분 계열사들이 올해 처음 자체 임원인사를 진행하는 만큼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인사를 확정해 발표하는 과정에 상당한 혼선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나 계열사별로 임원 이동을 실시할 때 이사회 논의를 거치고 승인받는 과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발표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장단인사와 조직개편을 모두 11월 초에 이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실시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도 모두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가 그룹 내 최대계열사로 가장 안정된 의사결정구조를 갖춘 데다 전자계열사들과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에서 인사팀장을 맡던 정현호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전자계열사 총괄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인사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면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없어 여전히 시기와 규모가 불확실하다.

삼성전자에서 60대 이상 사장이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강도높은 인적쇄신이 일어난 점도 변수다. 이른바 '60세 룰'이다. 이런 기조가 모든 계열사로 확산되면 인사를 확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삼성그룹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 각자대표 4인 가운데 최치훈 사장 등 3명이 만60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 사장도 모두 만60세를 넘었다.

60대 이상 사장이 모두 퇴진한다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을 포함해 사실상 거의 모든 주요계열사의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인적쇄신이 삼성전자에만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부분 계열사의 사장단이 한번에 교체될 경우 당분간 경영체제 안정화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IT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젊은 인재를 중용할 필요성이 더 높다는 점도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세대교체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각각 삼성전자를 뒤따라 다른 계열사들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의 조직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전작업이 어느 정도 이뤄져 의사결정체제 등을 안정화해야 인적쇄신도 뒤따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례적으로 대규모 임원인사를 실시했지만 삼성그룹은 그동안 대체적으로 총수일가 공백 등 위기를 맞을 때 승진자를 최소화하며 안정을 추진했다.

반면 삼성 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의 기틀을 어느 정도 잡은 만큼 다른 계열사도 이런 기조에서 벗어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연말인사는 자체적으로 실시되고 있어 계열사마다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시기와 규모를 모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