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1-23 16:33:48
확대축소
공유하기
블루홀이 중국 텐센트와 PC게임 배틀그라운드 중국지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거대한 중국 게임시장에 본격 진출하기에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 블루홀, 중국 텐센트와 손잡아
23일 블루홀에 따르면 조만간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출시 일정과 서비스계획을 놓고 구체적으로 협의에 들어간다.
▲ 김창한 펍지 대표.
앞서 배틀그라운드를 전담하는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는 22일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와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김창한 펍지 대표는 계약과 관련해 “배틀그라운드는 이번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며 “두 회사가 긴밀히 협업해 중국 이용자에게 최고의 게임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마 텐센트 부총재는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가장 즐기는 인기 e스포츠 게임”이라며 “텐센트는 중국 지역의 성공적 서비스를 위해 수준 높은 현지화 및 운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루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글로벌 온라인게임유통플랫폼인 스팀에서 2100만 장 판매, 동시접속자 수 2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유례가 없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중국 내 인기가 엄청나다. 배틀그라운드 중국 이용자 비율은 전체 이용자의 40~5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블루홀이 국내서비스를 카카오게임즈에 맡겼던 것처럼 스팀을 통하지 않고 중국 내 별도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PC온라인게임 형태로 출시해 중국 내 수없이 많은 PC방을 대상으로 시간에 비례한 이용요금을 받는다면 매년 수천억 원의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봤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DD) 갈등이 변수였다. 사드 갈등으로 한중관계가 악화하면서 올해 3월 이후 한국산 게임의 판호(게임판매허가)발급은 전무했다. 스팀을 거치지 않고 중국 내 서비스를 하려면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최근 한국과 중국 정부가 사드 갈등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하고 한중 정상회담도 개최되면서 중국 진출에 걸림돌이 표면상 사라졌다.
이에 따라 블루홀은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임시장의 규모는 무려 25조 원에 이른다.
텐센트 또한 배틀그라운드에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가 주목을 받자 블루홀을 인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했으며 일부 지분이라도 확보하려고 했다. 텐센트는 블루홀이 일부 지분 매각도 거절하자 장외시장을 통해 별도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진출, 기대와 우려가 공존
블루홀은 이번 텐센트와 계약 체결로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판호발급과 배급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블루홀의 실적성장도 예상된다.
블루홀이 공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시된 배틀그라운드의 수익은 현재까지 1300억 원 수준이다. 블루홀은 올해 말까지 배틀그라운드로 2천억 원 가량의 수익을 낼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중국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면 블루홀은 매년 중국에서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 대의 수입을 장기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배틀그라운드를 놓고 스마일게이트가 중국에서 이뤘던 ‘크로스파이어 신화’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블루홀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한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어려웠던 기간에 많은 배틀그라운드 짝퉁게임들이 중국 시장에 출시됐다.
텐센트의 라이벌회사인 넷이즈가 내놓은 짝퉁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게임들은 현재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 또한 배틀그라운드 짝퉁 모바일게임 출시를 예고하며 베타테스트에 들어갔다. 블루홀은 이외에도 수많은 짝퉁 게임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블루홀은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상 저작권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정부의 판호발급도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중국당국은 사드갈등이 해소되기 전인 10월27일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진출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 내 판호발급을 관리하는 중국 광전총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는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과정에서 피가 낭자하고 폭력적이어서 마치 고대 로마 검투장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사회주의 핵심가치와 중화민족 전통문화 습관 및 도덕규범을 해치고 있고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배틀그라운드 중국진출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한중간 사드갈등은 표면적으로 해결됐지만 중국정부가 중국게임 보호를 목적으로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진출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진출 성패는 판호 발급 시기와 모바일 관련 저작권 문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