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무인경제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만하다.

국내에도 무인편의점이 속속 등장하면서 편의점에서 유니폼을 입은 알바생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알바없는 편의점 우리 곁으로, 무인경제시대는 행복할까

▲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있는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정맥의 굵기와 모양을 인식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회사뿐만 아니라 외식과 유통업계 전만에서 무인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5월 잠실롯데월드타워에 무인편의점을 열었다. 이마트24도 최근 전국 4개 직영점에 무인시스템을 도입했다.

영화관에서 관객들은 줄을 서서 주문할 필요 없이 무인발권기를 통해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혹은 미리 구매한 영화표를 발권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영화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이밖에 주유소와 대형마트에도 셀프주유소, 셀프계산대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셀프주유소는 2011년 640여 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2270여 곳으로 5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주유소는 1만2900여 곳에서 1만2천여 곳으로 줄었다.

롯데슈퍼는 3월 360도 스캔이 가능한 셀프계산대 운영을 시작했다.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려놓으면 360도 스캔이 이워져 일일이 바코드를 찾아 인식시킬 필요가 없다.

임대료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계에도 무인시스템이 속속 도입됐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국내 패스트푸드전문점은 이미 2014년부터 무인계산기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롯데리아는 2014년 무인계산기를 처음 도입해 현재 전체 매장의 40%에 설치했다. 맥도날드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체 440여 개 매장 가운데 200여 개에 설치를 마쳤다.

무인시스템은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이 된다.

무인계산기의 가격은 보통 대당 100만∼600만 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건비 부담보다 낮아진다.

실제 최저임금이 발표된 뒤 무인계산기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무인계산기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가 2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현재 무인시스템이 도입된 대부분의 점포가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상용화되면 일반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음식점이나 커피전문점, 편의점에도 무인계산대가 등장하게 될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무인시스템은 인건비 절감 차원보다는 대부분 본사에서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도입한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앞으로 가맹점주들이 장기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무인시스템을 속속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건비를 절약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무인점포의 장점으로 꼽힌다. 어느 매장을 가든 동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 좋다.

그러나 일자리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최근 아르바이트생 3955명과 고용주 6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빨리 기계가 아르바이트생을 대체할 것 같은 업종으로 ‘카페·레스토랑·패스트푸드점'(38%)이 꼽혔다. 그 뒤로 '편의점'(25.6%), '생산·기능'(18.2%), '마트·백화점'(9.0%), '사무·회계'(4.4%) 등이 이어졌다.

무인시스템이 아직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무인계산기보다 직접 직원을 대면하는 서비스를 더욱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며 “무인계산기를 도입하면서 알바생을 줄였는데 알바생 한명의 업무 부담은 더욱 과중해지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