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회사들이 공정거래위에 담합이 계속 적발돼 과징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이를 통해 과징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공공입찰 제한에 따른 손해도 일단 모면하려고 한다.

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건설 등 59개 건설업체에 부과한 담합 과징금은 총 99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체 한 곳당 169억 원인 셈이다.

이 가운데 71%(17건)인 7천억 원 정도의 과징금이 올해 부과됐다. 담합업체 명단에 국내 상위 40위권 이내 건설사의 이름이 모두 올라있다.

현행법상 담합이 적발된 건설회사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고 최대 2년 동안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이 발주하는 모든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건설회사들은 과징금 부과에 이은 공공공사 입찰금지 조치를 받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헌법소원을 신청하고 있다. 이들 건설회사들은 공공공사 입찰금지 조치 규정에 대해 “모든 공공공사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할 뿐 아니라 이중징계”라며 법원에 위헌여부를 가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대건설·대림산업·금호산업은 광주광역시 하수오염 저감시설 설치공사에 대해 받은 담합 과징금 부과에 대한 취소소송과 함께 입찰 자격제한 처분 취소소송, 위헌 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현대건설도 11월 초 경인아라뱃길사업의 발주처인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입찰참가제한 취소소송을 내고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신청했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GS건설 등도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비롯해 대구도시철도 3호선, 부산 지하철 1호선, 호남고속철도 등에 내려진 입찰제한 조치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신청을 내기로 했다.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전무는 “담합에 따른 입찰금지 제재는 해당 공사 발주기관의 공사에 한정해야지 모든 공공공사 수주를 못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좌제 형태의 건설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만큼 정부와 국회 등에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 “다수 업체가 제재를 받으면 일부 소수 업체만 입찰신청이 가능해 오히려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담합업체에게 입찰 계약 보증금을 10% 추가하는 등 다양한 제재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법원이 건설회사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심판을 요청하면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해당조항과 관련된 모든 재판이 중단된다. 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을 내리면 입찰참가 제한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