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핸드백으로 패션잡화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던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패션잡화사업을 키워 나가려고 하지만 핸드백 핵심디자이너가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커졌다.
 
석정혜 신세계인터내셔날 떠나, 핸드백사업 확대에 차질

▲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년 8개월 동안 핸드백사업과 디자인을 총괄해온 석정혜 상무가 퇴사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동안 패션잡화에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었던 만큼 석 상무 영입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석 상무의 퇴사 결정으로 타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석 상무는 한섬 잡화 디자이너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가방전문회사를 운영하다 가방브랜드 ‘쿠론’을 만들었고 2010년 쿠론과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로 자리를 옮겼다.

석 상무가 디자인을 주도한 쿠론 스테파니백은 5년 동안 12만 개가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석 상무는 2016년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로 둥지를 옮겼다. 패션잡화를 키우려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를 떠난 뒤 갈 곳을 찾던 석 상무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계속해서 패션잡화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최근 몇 년 동안 패션업계는 소비침체로 성장세가 더뎌진 반면 패션잡화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시장은 2013년 이후 1~2%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패션잡화시장은 5~10% 성장했다. 2016년 패션잡화 시장의 규모는 2조7991억 원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월 스튜디오톰보이에서 처음으로 핸드백을 선보였다. 이후 석 상무를 중심으로 패션잡화 토종브랜드를 내놓는 데 공을 들였다.
 
석정혜 신세계인터내셔날 떠나, 핸드백사업 확대에 차질

▲ 석정혜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핸드백 출시를 코앞에 둔 8월 사업중단 결정을 내렸다가 임원회의를 열어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핸드백사업이 순탄치 않았던 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패션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핸드백사업에 집중할 여력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화장품과 향수부문 역량을 키우고 있다. 2월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통해 색조화장품 생산을 시작했다. 9월 프랑스 향수브랜드 ‘딥디크’의 국내판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딥디크는 매니아층을 위한 최고급 향수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브랜드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젤, 돌체앤가바나 등 40개가 넘는 해외브랜드를 유통하고 국내브랜드의 경우 상품기획, 생산, 유통을 하고 있다. 유명 패션브랜드를 판매하는 글로벌패션1부문, 자체브랜드를 판매하는 글로벌패션2부문, 이마트 자체브랜드 ‘다이즈’의 기획·제조,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 등 사업부를 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반기 매출은 5115억 원, 영업이익은 8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95%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