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막기 위한 입법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의 인사관련 부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찬열 강병원, 공공기관 채용비리 막을 법안 앞다퉈 발의

▲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3일 공공기관의 인사관련 부정행위자의 제재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행법에는 공공기관의 인사관련 부정행위를 규제하는 별도의 조항이 없다”며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예방하고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인사관련 부정행위자와 이를 청탁·알선한 자의 수사·감사의뢰 및 직무정지, 부정임용자의 임용취소 등 최근 기획재정부가 ‘무관용원칙’을 내세워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방안의 주요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퇴직한 공공기관 임직원의 자회사 취업현황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아 인사운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강화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일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연루자를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자를 처벌하고 비리채용자의 채용을 취소하는 내용과 함께 기획재정부 장관과 주무기관의 장이 매년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담겼다.

20대 국회에는 현재 62건의 공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돼 있지만 채용비리를 직접 겨냥한 것은 두 법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발의된 법안 가운데 공공기관의 인사 관련사항들도 있었지만 임원자격요건 제한, 여성임원비율 상향 등 임원인사나 지역인재채용과 블라인드채용 확대 등 형평성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의원의 개정안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당 의원 16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17명, 자유한국당 의원 3명, 바른정당 의원 1명 등 여야 의원 37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강 의원 개정안에는 강 의원을 비롯 더불어민주당 의원 28명이 이름을 올렸다.

두 개정안 모두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한 명도 없어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공운법 개정안에 찬성한 의원은 전체 국회의석의 20%가 넘는 65명에 이른다.

보통의 경우 법률개정안에는 10~20명 가량의 동료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다. 공운법 개정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된 62건 가운데 20명 이상의 의원이 서명한 법안은 이 2건뿐으로 그만큼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찬열 강병원, 공공기관 채용비리 막을 법안 앞다퉈 발의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특히 이 의원 개정안에는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유민봉 자유한국당 정책위부의장, 강 의원 개정안에는 문희상,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이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무게감을 더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이와 관련해 공공기관의 전수조사를 직접 지시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의원들이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공운법 개정안 발의에 뜻을 모은 만큼 국회에서 관련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찬열 의원은 “채용부정을 뿌리 뽑아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일에는 당을 떠나 모두가 적극적으로 공조해야 한다”며 “채용부정의 엄정대응은 적폐를 청산하고 청년들의 꿈을 찾기 위한 일인 만큼 모두가 동참해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법안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은 추가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의 움직임은 공운법 개정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공운법은 기획재정부가 지정하는 공공기관만을 대상으로 삼는다.

채용비리가 불거진 금융감독원이나 기획재정부가 현재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 지방공기업 등은 공운법을 따르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