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이 누구 품에 안길까?
한국공항공사가 임대료를 매출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입찰조건을 바꾸면서 국내 면세점사업자들이 제주공항면세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입찰설명회에 국내외 면세점사업자가 12곳이나 참가했다. 임대료 선정방식이 바뀌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입찰 접수마감은 11월6일 오후 4시다. 입찰설명회의 열기가 접수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 관계의 개선으로 사드보복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주도에 다시 중국인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찰설명회에 참여한 곳은 대기업 3사로 꼽히는 롯데면세점(호텔롯데),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두산, 시티플러스, 부산면세점, 에스엠면세점 등이다. 이밖에 세계 1위 면세점사업자인 스위스의 듀프리도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3사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가장 적극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제주도에 제주신라호텔, 신라스테이제주,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제주도에서 ‘맛있는 제주 만들기’라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등 제주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영세음식점을 대상으로 신라호텔 조리사들의 재능기부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주방 리모델링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 2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18개의 식당이 재개장했으며 12월에 19호점이 재개장한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를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으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제주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이전에 제주공항면세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을 관할하는 주체가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 다르긴 하지만 한쪽에는 면세점을 철수하겠다는 카드까지 내밀며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쪽에는 높은 가격을 써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공격적으로 면세점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신세계DF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신세계DF의 경우 내년에 서울 강남에 시내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공항면세점 개장 등을 앞두고 있어 단기간에 여러 곳을 한꺼번에 여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제주공항면세점 매장규모는 409.35㎡(124평)로 임대기간은 영업개시일로부터 5년이다.
기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경영난으로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새로 운영사를 선정하게 됐다.
중국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막으면서 제주편 전세기와 크루즈 운항이 중단됐고 중국인관광객 수가 80~90% 급감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4~5월 월매출이 20억 원 아래로 떨어져 임대료조차 밑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