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들이 이란이 발주할 선박 수주를 놓고 중국 조선사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 매체 아제르뉴스는 17일 이란 국영선사인 IRISL 관계자 말을 인용해 “IRISL은 향후 5년 동안 선박 49척을 새 선박으로 교체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현지 조선사뿐 아니라 외국 조선사와 함께 이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이란이 발주할 선박 놓고 중국과 대결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왼쪽)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IRISL은 새 선박 건조를 맡길 외국 조선사로 중국과 한국 조선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국 조선사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IRISL 선박을 수주한 적이 있어 IRISL의 선박교체 계획을 통해 일감을 확보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12월에 IRISL에 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중형 탱커선 6척 등 모두 10척의 선박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린 이후에 이뤄진 이란의 첫 번째 선박 발주였다. 거래규모는 6억5천만 달러인데 현대중공업은 2018년 IRISL에 이 선박을 인도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983년부터 IRISL뿐만 아니라 이란 국영선사인 NITC로부터 모두 38척, 16억5천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는 등 이란 회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IRISL이 중국 조선사에 새 선박 물량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 조선사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은 8월 한국 조선사 대신 후동중화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에 컨테이너선 9척, 14억4천만 달러 일감을 맡겼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 3곳이 모두 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중국 조선사의 저가공세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RISL로부터 입찰참여 제안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며 “2016년 12월에 수주한 선박은 2018년 상반기 중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IRISL은 선박 115척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선박이 노후화해 보험을 들 수도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IRISL은 이란 경제제재 기간에 이란 물동량의 85% 이상을 운반해왔는데 2018년 1분기에 새 선박을 인도받기 시작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IRISL은 새 선박을 확보하는 한편 새 노선을 운영해 이란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 입지를 확대하려 한다. 조만간 아시아-유럽 노선을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