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과감한 생산단축과 현대자동차와 차별화 등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해야할 때인 것으로 지적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일 “기아차는 2018년에 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도 급격하게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아차가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재원분배를 기다린다면 장기적인 실적부진에 빠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아차 사업구조 재편 절실, "생산 감축하고 현대차와 차별화해야"

▲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구개발, 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총괄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판매부진에 빠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기아차보다 현대차 살리기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5~6%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기아차에게 분배될 재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아차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과감한 생산단축과 현대차와 차별화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임 연구원은 바라봤다. 

기아차 8월 말 기준으로 미국에서 3.9개월, 전 세계에서 3개월 등 높은 재고수준을 보였다. 기아차가 실적악화의 주요원인으로 꼽히는 미국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폭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가 선보인 신차의 차급이 현대차와 겹치면서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2017년 소형SUV 스토닉과 고성능 중형세단 스팅어를 출시했는데 스토닉과 스팅어는 각각 코나와 제네시스 등 현대차 신차와 차급이 겹쳤다. 

임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산업은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전기차 등 혁신적인 변화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근본적인 체질변화 없이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통상임금 판결로 대규모 충당금을 부담하게 되면서 3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차는 8월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에 따라 판결금액 4223억 원을 포함해 모두 1조 원 이상의 충당금을 3분기에 반영해야 한다. 

기아차는 3분기 매출 13조1730억 원, 영업손실 375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늘지만 영업이익 5247억 원을 내던 데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기아차가 2018년에도 실적악화를 겪을 수 있으며 향후 인도공장,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 등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해 순차입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